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선풍기에는 당연히 날개가 있어야 한다는 100년 이상의 통념을 깬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먼지봉투가 없는 청소기를 만들어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회사는 바로 혁신적인 제품과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영국의 가전업체 다이슨이다.
'영국의 스티브 잡스'라고도 불리우는 제임스 다이슨이 1993년 설립한 다이슨은 가전기기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 한 곳이다.
서울 종로 일각에서 다이슨의 매트 스틸 수석 디자인 엔지니어를 만나 다이슨만의 기업 철학과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그는 다이슨은 무엇보다 창의적인 곳이라고 강조했다.
스틸 엔지니어는 "다른 회사를 보면 이사회에서 앉아서 제품에 대한 논의를 한다"며 "우리는 (현장에서) 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통해 '놀아본다'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청정 선풍기를 예로 들며 "화장실 한 켠에 자리잡은 핸드 드라이어를 보면서 우리는 날개없는 선풍기를 만들었다. 놓치고 지나갈 수도 있는 것이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이를 적용해 봤더니 이렇게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많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개발자들은)수많은 프로토타입 제품을 만들고 그 속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기술의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이슨은 매주 300만 파운드(한화 약 50억원)를 연구개발비로만 투입하고 있을 정도다.
또한 그는 남(경쟁사)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일단 중요한건 경쟁사를 의식하지 않고 우리 본연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V6모터를 탑재한 무선진공 청소기가 좋은 예다. (남들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무선 진공청소기 분야에서 성공을 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2억5000만 파운드(한화 약 4075억원)를 투입했고 그러는 사이 특허도 200개 출원했다. 이는 그저 최고의 무선청소기를 만들자는 의미였다"고 강조했다.
다이슨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바로 연구·디자인·개발의 융합이다. 소위 RDD라고 불리는 연구(Research)·디자인(Design)·개발(Development) 부문을 하나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전자회사들과는 다른 형태다. 이는 제품을 예쁘게 만드는 것과 좋은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같은 의미라는 다이슨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이슨의 이 같은 철학은 한국 시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되며 성공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V6 모터가 탑재된 무선진공 청소기만 하더라도 전년 대비 500%이상 성장했다"며 "다이슨이 마켓 리더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한국 법인 설립은 아직까지 검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다이슨은 최근 한국 시장에 무선 진공청소기 3종과 공기청정 선풍기 신제품으로 구성된 '토탈 홈 솔루션'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특히 다이슨은 기존 모터에 비해 흡입력이 우수하고 크기가 줄어든 디지털 모터 V6를 탑재한 제품들을 통해 더욱 강력한 성능을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헤파 필터를 채용한 제품 역시 초미세먼지와 알레르기 유발 항원 제거 기능을 갖췄다. 기존 초미세먼지의 8분의 1 크기인 0.3마이크론의 초미세먼지와 각종 곰팡이 등을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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