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전셋값이 올해 초부터 3000만~4000만원가량 뛰면서 매매전환이 크게 늘었어요. 노원역 주변은 노후 아파트 위주라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면서도 지하철 등 교통이 좋아 젊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요. 최근에는 30대 신혼부부의 입주가 크게 늘며 상태가 좋지 않은 집들도 거의 다 소진되는 등 매물이 부족한 상황입니다."(노원구 상계동 N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노원구가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젊은 실수요자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노원역을 중심으로 한 상계·중계동 일대는 교통이 편리하고 인근 상권도 발달했지만, 1980~1990년대부터 지어진 노후 아파트 위주라 집값이 비교적 저렴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억7500만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금천구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맷값(5억500만원)은 물론 평균 전셋값(3억1700만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전세난 속에 1%대 초저금리 대출을 받아 차라리 집을 사려는 수요가 증가하며 노원구의 매매거래가 크게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노원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달(1154건) 대비 12% 늘어난 1293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1만3916건)의 9.2%에 해당한다.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건 가운데 1건은 노원구에서 이뤄진 셈이다.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2월부터 15개월째 서울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지난달 노원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전세거래(1037건)를 뛰어넘었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뛰어넘은 것은 실거래 신고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상계동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세난에 지난 가을부터 매매거래가 급격히 증가해 올 3월부터 4월 초까지 거래가 절정을 이뤘고, 현재는 봄 이사철이 끝나 조금 주춤한 상황"이라며 "올해 들어 전셋값이 3000만~4000만원가량 뛰었고 매맷값도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지만, 젊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꾸준해 당분간 매매거래는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값은 이달에만 0.51% 상승했다. 동대문과 강동, 성북, 강서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실제 노원구 상계동 주공 7단지 전용 58㎡의 매맷값은 2억8000만원으로 올해 초에 비해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 전셋값도 1억9000만원으로 같은 기간 3000만~4000만원 오른 가격에 시세가 형성된 상태다.
상계 6·7동 주민센터 근처에 위치한 H공인중개사무소 직원은 "서울 중심권으로 출퇴근하는 30~40대 젊은 실수요층의 유입은 물론 창동기지 이전 소식이 전해지며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늘었다"면서 "최근에는 집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매물들도 거의 대부분 소진될 정도로 매매가 활발하고,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꺼려하는 월세 거래도 조금 확대됐다"고 말했다.
중계동 상명초등학교 인근 한 아파트 경비원은 "요즘 들어 30대 초반의 신혼부부가 이사를 오는 일이 눈에 띄게 늘었고, 과거 2~3년만 살다가 떠나는 경우보다 아예 집을 구매하는 젊은 층이 확실히 많아졌다"면서 "주변 아파트들이 주로 1980~1990년도에 입주하는 등 20년 이상 지나 노후화됐지만, 젊은 사람들은 입주 시 내부 수리와 인테리어를 깔끔하게 해 거주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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