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동의 없는 '화학적 거세' 위헌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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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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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거세 위헌 가린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당사자 동의 없이 화학적 거세를 허용한 법이 헌법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두고 헌법재판소가 의견을 수렴한다.

3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달 14일 화학적 거세를 규정한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4조 1항과 8조 1항에 대한 첫 공개변론이 열린다.

4조 1항은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 성폭력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19세 이상 범죄자에게 검사가 약물치료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또 8조 1항은 치료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15년 범위에서 치료기간을 정해 판결로 치료명령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화학적 거세를 당하는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없어 논란이 일었다.

2013년 대전지법은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임모씨의 재판에서 법원의 명령으로 화학적 거세를 집행하도록 한 법 조항이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피고인의 제청신청이 없는데도 법원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당시 재판부는 헌법 12조에 명시된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자유'와 헌법 10조에서 보장한 '자기결정권'이 침해당한다고 봤다.

또 화학적 거세의 치료효과에 관해 과학적 검증이 불분명한 점, 약물치료제도를 도입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당사자 동의를 필수 요건으로 정한 점 등을 근거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나 수단의 적절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화학적 거세법은 제정 당시부터 인권침해 가능성 등 논란이 많았다.

2008년 '화학적거세'가 처음 발의됐을 당시에는 본인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조두순 사건 등 아동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입법과정에서 동의를 구하는 부분이 삭제되고 통과됐다.

이후 신체의 완전성을 침해하는 데 대해 최소한 피치료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치료 효과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2013년 1월에는 국회의원 12명이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헌재는 이재우 공주치료감호소장과 세브란스병원의 소아정신과장 송동호 교수를 참고인으로 불러 의견을 듣고, 이르면 올해 안에 위헌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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