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규모 경쟁 넘어 ‘안전’ 경쟁 필요한 항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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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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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사람이 안 죽어서 다행이죠. 더 큰 일 날 뻔했어요.”

일본 히로시마 공항에서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했지만 그나마 생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었다. 신속한 초동대처로 사고의 규모를 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전경영’을 약속한 이후 발생한 잇단 사고에 “비겁한 변명입니다”라는 영화 대사가 입가에 맴돈다.

큰일이다. 항공업계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달 14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일본 히로시마 공항에 착륙하면서 활주로를 벗어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 큰일이다. 3명의 사망자와 180여명이 부상당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640일 만에 또 발생한 사고다.

아시아나항공은 ‘샌프란시스코 악몽’을 재현할 뻔했다. 45일 운항정지는 매출감소로 이어진다며 행정처분 취소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황이다. 사고 여파가 끝나지 않은 상태서 소 잃고 외양간도 제대로 고치지 못했다는 비난의 화살은 당연하다.

샌프란시스코 사고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안전경영의 의지로 야마무라 아키요시 일본인 안전담당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사람만 바뀌었을 뿐 결과는 또 다시 발생한 추락사고다.

물론 사고 발생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한 항공사에서 잇단 추락사고 발생은 이유를 불문하고 신뢰도를 깎아먹는 일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이후 100대 규모의 항공기를 운영하는 대형 항공사로서 안정적 성장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부터 ‘하늘 위 호텔’이라 불리는 A380 6대를 들여오고 오는 2017년부터는 A350을 순차적으로 30대 도입하기로 했다. 3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차세대 중소형 항공기인 A321-200 NEO 25대도 도입한다.

규모의 경쟁을 넘어서 질적인 성장이 필요할 때이다. 안전운항의 핵심인 운항인력 관리와 함께 중국 및 중동항공사로 우수한 기장·부기장이 유출 되지 않게 힘써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3월 말 거머쥔 국가고객만족도 국내·국제항공부문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으려면 안전 경영에 더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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