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간 실질실효환율 격차 확대… 국내 기업 수출 경쟁력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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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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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의 실질실효환율 격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2년 전보다 주요 신흥국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오른데 반해 일본 엔화는 '아베노믹스' 효과로 약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국제결제은행(BIS),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한국 원화의 지난 3월 실질실효환율(2010년 100 기준)은 113.46을 기록했다. 같은 때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70.57로 나타났다.

실질실효환율은 명목환율을 상대국과의 교역 비중으로 가중평균해서 물가 변동을 반영해 산출하는 환율이다. 100을 넘으면 그만큼 통화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2년 중반까지는 엔화 실질실효환율보다 소폭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던 중 2012년 10월 한국이 100.70을 기록, 일본(99.67)을 역전한 뒤 흐름이 뒤집혔다. 이는 공격적인 양적완화로 엔화 약세를 유도한 '아베노믹스'가 태동한 시점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되고 그해 12월 총선에서 승리하기에 앞서 중앙은행에 무제한 양적완화를 요구하며 엔화가치의 하락을 유도했다.

이에 아베 총리 취임 3개월 만인 2013년 3월 일본의 실질실효환율은 79.30까지 떨어졌고, 이후 엔화 약세 흐름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12월에는 69.20까지 내려갔다.

반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4월에 110을 넘어섰으며 지난 1월에는 114.59까지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흐름은 대일 수출에 악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제3국으로의 수출에도 악재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최근 국내 기업 실적과 수출도 환율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한국의 4월 수출액은 462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8.1% 감소했다. 수출이 4개월째 감소한 데다 하락폭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으로의 수출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일본으로의 수출액은 63억93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0% 급감했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지속된 엔화 약세에도 일본 기업이 환율 변동을 수출품 가격 변화에 반영하지 않아 엔저의 영향력은 사실 그리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수익성이 개선된 일본 기업이 단가를 낮추면서 일본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고 수출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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