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경제활성화법안 이번에도 국회에 무더기 발목

관광법 등 6개 법안 6월 국회로 넘어갈 듯

서비스업 활성화법은 ‘의료민영화’로 3년째 계류

[대한민국 국회]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경제 회복을 위한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활성화법안이 4월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서비스업 활성화법안은 의료민영화 등에 대한 해결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3년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6일 관련 정부부처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부터 처리를 요청한 경제활성화 법안 30건 가운데 올해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넘긴 법안은 9건이다.

이 가운데 6개 법안이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6일 오전 현재까지 소관 상임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사실상 이번 국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6개 법안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핵심 법안으로 꼽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함께 관광진흥법, 의료법,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금융위원회 설치법 등은 여야 간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3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의료민영화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가 크다. 여당은 고용창출 확대를 들어 야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야당은 의료 민영화 부분이 해결되기 전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정부 역시 이 법안의 골든타임을 놓친지 오래다. 6월을 넘길 경우 법안을 통과 시키더라도 효과가 제대로 시장에 반영될지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의료법 개정안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서비스업발전법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이유로 통과를 보류 중이다. 야당은 의료 민영화를 위한 준비단계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의료법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에는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 보험사 해외환자 유치 활동, 공항 등 외국어 의료 광고를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학교 주변에 관광호텔 건설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관광진흥법 개정안도 기대감이 식어가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한항공이 '땅콩 회항' 파문을 일으키면서 특급호텔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야당이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관광법은 2012년 10월에 국회에 제출돼 2년 7개월째 계류 중이다.

이 밖에 외국인 카지노에 대한 사업 허가를 사전심사제에서 공모제로 바꾸는 경제자유구역특별법, 금융소비자보호 전담기구를 신설하는 금융위원회 설치법은 각 상임위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정부 관계자는 “4월 국회를 넘기면 6월 임시국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구조개혁 골든타임이라고 본 올해 상반기가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수 소액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모집해 창업 벤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크라우드펀딩법)’,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범위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도록 한 ‘하도급거래공정화법’, 택배기사·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산업재해보상법’은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처리만을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