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의 ‘세기의 대결’ 복싱 경기 결과에 단단히 뿔이 났다고 AFP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미국에서 치러진 이번 경기에서 필리핀 복싱 영웅 파퀴아오가 편파 판정으로 메이웨더에게 졌다고 주장하며 “파퀴아오의 승리에 건 5000 달러(540만 원)를 내줄 수 없다”고 성토했다.
훈센 총리는 한 관료와 내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더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간 캄보디아데일리는 훈센 총리가 미국이 판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중국에서 재경기를 치를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캄보디아 최고 지도자인 총리의 이 같은 내기 발언은 극내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캄보디아는 외국인 출입 카지노를 제외하고 도박이 금지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1년 훈센 총리의 재산 공개 내역을 제시하며 그의 수입이 1150달러(124만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훈센 총리가 내기에 건 것으로 알려진 5000 달러(540만 원)의의 4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30년째 집권 중인 훈센 총리는 무자비한 정적 숙청과 탄압, 인권 침해 논란 등으로 국내외에서 눈총을 받고 있다.
파이 시판 캄보디아 정부대변인은 “훈센 총리가 농담을 한 것으로, 현금이 오고 갈 만큼 진지한 내기는 아닐 것”이라며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가든아레나에서 열린 WBC(세계권투평의회), WBA(세계권투협회), WBO(세계복싱기구)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접전 끝에 메이웨더가 파퀴아오를 누르고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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