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여권 겨냥하는 ‘검찰의 칼’과 성완종 리스트 속 정치인 ‘단죄(斷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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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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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정치부 기자 cho@]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끊으며 주머니에 남긴 한 장의 메모지 속 8명의 이름을 놓고 정치권이 혼돈에 빠졌다. 자원외교 비리의 핵심 인사로 떠올라 좁혀오는 검찰 수사 그물에 갇혀가던 그가 구명(救命)을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제대로 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선택하며 세상에 남긴 자취다.

북한산에서의 자결(自決)에 앞서 한 언론인과 주고받은 50여 분간의 통화내역과 주머니에 남긴 메모에 적힌 명단(名單)에는 박근혜 대통령 측근으로 평가되는 정치인들까지 엮여 있다. 이번 메모에는 성 전 회장의 구명 호소를 외면한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원망과 한이 서려 있어 현재 제법 많은 정치인이 숨을 죽이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비정상의 정상화’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통해 현재진행형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 정치권 속 그늘에 ‘비정상’은 여전히 숨겨져 있으며, 정당하지 못한 자금 거래로 법정에 섰던 여러 정치인이 정치적 사면을 받고 다시 정치 일선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

4·29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성완종 리스트’의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압승했고, 야권은 패배의 쓴맛을 봤다. 여권은 야권의 분열을 지켜보면서 여유로운 모습이다. 선거 전 이완구 국무총리에 집중됐던 검찰의 칼날이 홍준표 경남지사로 이어지며 정국을 흔들고 있지만, 힘을 얻은 여권을 겨냥하는 검찰의 칼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움직일지는 주목된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큰 기업을 일궈낸 성 전 회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떠났다. 그가 남긴 종이쪽지 한 장으로 이 전 총리는 눈물을 머금으며 사퇴했고, 홍 경남지사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 역시 임박했다. 돈으로 정치권의 영향력을 사려는 그룹과 그 돈을 받고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인의 사슬은 이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단죄(斷罪) 또한 시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결국 대중의 시선은 검찰의 수사 결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불법적인 자금의 흐름이 ‘위로 위로’ 이어지는 이번 사건이 선거가 끝났다고 이완구-홍준표 등 특정 인물에만 집중된 수사로 마무리된다면 정치권을 바라보는 민심은 다시 돌아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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