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홍준표 8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홍 지사와 일정 조율을 마치고 소환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2011년 6월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건네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팀은 홍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금품 수수 관련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홍 지사 측에 건넸다고 주장하는 윤씨는 이미 4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다. 윤씨는 당시 아내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국회에 가서 홍 지사의 보좌진에게 1억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씨는 성 전 회장의 금고지기인 한모(50) 경남기업 부사장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았을 때부터 홍 지사를 만나기까지 과정을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검찰은 이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냈고, 공기업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번 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 윤 전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회유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기도 하다. 검찰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금품수수 의혹에 관여했는지 추궁하는 한편 윤 전 부사장을 회유한 사실이 있는지 등도 캐물을 예정이다.
◆ 홍준표 "윤씨, 대선·총선때도 똑같이 심부름 했을 것"
홍 지사는 이날 돈 전달자로 지목되는 윤씨와 관련, "경남기업의 업무 부사장이 아니라 정무 부사장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로비 창구"라며 "(윤씨가) 심부름을 이것만 했겠느냐. 대선, 총선 때도 똑같이 심부름을 했을 것"이라라고 주장했다. 아마 이번 의혹건 외에 (윤씨가) 대선, 총선 때도 심부름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 중 배달사고도 있을 것이고…"라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돈을 전달한 것이 확실하다면 성 전 회장이 왜 자살 전에 측근들을 데리고 전달 사실을 확인하고 녹취까지 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그것은 늘상 정치권에 있는 배달사고를 염두에 두고 다시 확인하러 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나름대로 해석을 내놓았다.
홍 지사는 또 "성 전 회장이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해 검찰에서 진술할 때 '윤씨에게 생활자금으로 1억원을 줬다'라고 했는데, 그 생활자금이 2, 3일 사이 나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으로 둔갑했다"며 "생활자금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둔갑하는 과정을 밝혀보면 이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검찰이 유일한 증인인 윤씨를 한달동안 통제 관리하고 10여 차례 조사하면서 진술 조정을 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검찰 수사를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홍 지사는 "내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사법 절차에서 증인을 이렇게 통제 관리한 사례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지사는 검찰이 윤씨 병상 심문을 포함, 10여 차례 조사하고 4차례 조서를 작성하면서 '윤씨가 일관되게 진술했다'는 등 수사 상황을 언론에 흘리면서 (금품 수수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증인이) 일관되게 진술했다면 한나절 조사하면 끝난다. 아니 한나절도 안 걸리죠"라며 "검찰이 이례적으로 증인을 한달 이상 관리 통제하면서 진술을 조정하고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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