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한화투자증권은 일선 영업지점 직원의 연봉 산정기준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무리하게 금융 상품을 파는 일을 사전에 막기로 했다.
6일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보호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연봉 산정기준 일명 '직원 보상 제도'를 대대적으로 고치기로 했다"며 "금융상품 판매 시 개별 금융상품의 보수율이 아닌 상품군별 대표 보수율을 기준으로 직원들의 수익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통상 증권사 지점 직원 연봉은 자신이 판매한 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이에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보다는 높은 보수율이 적용되는 상품을 추천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이번에 도입하는 '상품군별 대표 보수율 방식'은 동일 상품군에 속한 상품에 대해서는 동일한 보수율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판매 수익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한 직원이 펀드를 1억원어치 판매할 경우에 채권형 펀드의 연간 판매 보수는 40만원, 주식형 펀드는 15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자연스레 주식형펀드를 권할 것이다.
그러나 주식형펀드의 리스크가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모든 펀드를 동일 상품군으로 묶어 1%의 대표 보수율을 적용한다면 직원들은 어떤 펀드를 판매하든 100만원이라는 동일한 실적을 인정받아 무리하게 고위험 상품을 권유하지 않게 된다.
사측은 영업 실적 때문에 고객의 이익이 침해되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이번에 도입된 '상품군별 대표 보수율 방식'은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가 아닌 고객의 성향과 니즈에 적합한 자산 포트폴리오 서비스 제공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화투자증권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당장 고수익 상품을 판매해 이익을 얻기보다는 고객의 이익을 보호해 신뢰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에서다.
또 지난해부터 실시해 온 과당매매 제한 정책을 더 강화했다. 과당매매 제한 정책은 오프라인 주식 매매회전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거래에서 발생한 수익을 '과당매매 수익'으로 규정하고 이를 직원과 지점의 수익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의 이익에 반하는 과도한 주식 매매를 유도해 수수료를 얻는 것을 방지한 것이다. 지난해 회전율 300% 이상이었던 과당매매 판정 기준을 200%로 낮춰 고객보호 정책을 고수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직원의 영업성과 평가와 보상제도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국내 최초로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권용관 한화투자증권 Retail본부 부사장은 "이번 직원 보상제도 개편은 고객의 이익에 반하는 수익 창출에 대한 유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해 고객보호를 한층 더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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