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을 수상한 허버트 빅스(미국 빙엄턴대학), 디어도어 쿡·하루코 다야 쿡(미국 윌리엄 패터슨 대학), 존 다우어(미 매사추세츠공대), 에즈라 보겔(하버드대), 브루스 커밍스(시카고대), 피터 두스(스탠퍼드대) 교수 등 미국과 유럽, 호주에서 활동 중인 아시아 역사 및 일본학 전공 역사학자 187명은 5일(현지시간) ‘일본의 역사가들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이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은 외교경로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도 직접 전달됐다.
성명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민족주의적인 목적 때문에 악용하는 일은 국제적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피해 여성의 존엄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아베 정권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붙잡혔고 끔찍한 야만행위의 제물이 됐다는 증거가 분명하다"며 "피해자들이 제공하는 총체적인 기록은 설득력이 있으며, 공식 문서와 병사 또는 다른 사람들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명에 참여한 역사학자들은 모두 사학계에서 높은 명성과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빅스 교수는 2001년 태평양전쟁 전후의 일본 현대사를 다룬 ‘히로히토와 근대 일본의 형성’이라는 저서로, 쿡 부부 교수는 1992년 위안부와 관련된 구술이 담겨있는 ‘전쟁중인 일본’이라는 저서로, 다우어 교수는 2000년 ‘패배를 껴안고’라는 저서로 각각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보겔 교수와 커밍스 교수, 두스 교수를 포함해 데츠오 나지타 시카고대 교수와 아키라 이리에 하버드대학 교수 등은 일본 정부로부터 중요한 상들을 수상한 인물들이다.
이 같은 국제 사학계의 집단성명으로 지난달 29일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외면했던 아베 총리의 방미 행보가 커다란 역풍을 맞게 됐다. 오는 8·15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담화를 발표하려는 아베 총리에게는 커다란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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