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한류나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발효를 앞두고 있어서라고 보기에는 그 열기가 대단하다.
경제전문가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한국과 중국은 하나의 경제권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제 중소기업들에게 있어 중국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아니라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아주경제신문은 업종을 불문하고 국내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대륙’을 향해 치열하게 뛰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이택원 원에스티 대표(58)는 “중소기업이 영업력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결국에는 기술, 기술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생산 자동화 관련 부품 업체인 원에스티는 실제로 대기업 하청이나 임가공업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대기업에 예속되면 돈은 벌 수 없지만 성장하기는 어렵다”면서 “결국 연구개발에 투자를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실천은 어려운 말이다.
원에스티는 이를 위해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서울 구로구에 별도의 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연구소에는 15명의 연구원이 원에스티 만의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피땀을 흘리고 있다. 180명의 직원의 약 10%의 인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요즘 중소기업들이 눈만 높아졌다. 1조원 규모의 사업을 하나 하는 것도 좋지만 100억짜리 10개 수주하면 그게 더 바람직하다”면서 “너무 큰 사업만 쫓다가 망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시작은 월급쟁이보다 낫겠다 싶어 소박하게 시작한 창업이 지금은 새로운 중소기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기업컨설팅까지 받고 있다”면서 “사업하듯이 동기부여가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의 경영철학은 ‘멀리 보고 미리 만들자’다. 이 때문에 중국 진출에도 일찍 눈을 떴다.
원에스티는 2000년 초부터 샤프트, 볼부쉬라는 제품을 시작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현재 상해, 심천, 제남 등에 큰 대리점 세 곳과 20여 곳의 작은 유통판매점을 구축한 상태다.
1989년 설립 2년 후인 1991년부터 대만 등과의 거래를 통해 수출 판로 개척에 나섰던 결과였다.
이 대표는 “기계 1대, 5명의 직원으로 창업을 해 회사가 자리를 잡기도 전부터 수출의 중요성을 항상 되뇌었다”면서 “내수시장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기존 보유하고 있는 거래처를 활용해 판매망을 확충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시행하는 ‘차이나하이웨이프로그램’을 통해 홍보 마케팅에 신경쓰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중국도 과거에 비해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 등의 문제로 전자, 반도체, 자동차 제조업체 등 대형 브랜드 업체들이 생산 자동화를 모색하고 있어서다.
원에스티의 LM 가이드(직선운동베어링)는 생산 자동화의 핵심 부품 중 하나로 꼽힌다. 원에스티는 200억원을 투자해 2013년 LM 가이드 전용 생산공장도 설립했다.
이 대표는 “LM 가이드가 중국에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오는 7월이면 상황이 더 좋아질 것 같다”면서 “올해 연매출 300억 목표 중에 절반인 150억 정도를 중국에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코스닥 상장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돈 벌어서 투자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면서도 “당장의 목표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는 없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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