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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횡단은 어떻게 보면 운명이었다"…김반아 WCD 국제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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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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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TV 캡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오는 24일 세계 여성·평화 운동가 30명과 남북 비무장지대(DMZ)를 횡단하는 위민크로스DMZ(WCD) 행사의 국제공동대표인 김반아(69) 생명모성연구소장이 WCD를 기획하게 된 건 "어떻게 보면 운명이었다"고 7일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김반아 공동대표는 "통일은 북에 사셨던 우리 외할아버지가 추구하셨고 어머니가 직접 운동을 했고 나를 거쳐 내 아들과 딸이 준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부호였던 그의 외조부는 사재를 털어 농촌개혁과 교육에 앞장서다 6·25전쟁 발발 후 월남하지 못하고 김일성 정권의 통일전선부 고위 간부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어머니는 일본에서 사범대까지 졸업한 부유층 '신여성'이었지만 전쟁 후 브라질에서 바느질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이민 1세대로서 삶이 주는 역경의 비바람을 몸소 맞아냈다.

어머니는 1987년 캐나다에서 알게 된 중국동포의 도움으로 북에 있는 아버지와 3박4일간 해후한 이후 캐나다 교민사회에서 직접 통일운동에 몸담기도 했다.

김 대표의 삶에는 이런 가정사가 큰 영향을 미쳤다.

늘 바쁘고 열심히 살았지만 행복하지 않았던 부모님을 보고 '행복', '상처의 치유' 같은 것들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하버드대에서 교육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2년간 감성치유 프로그램에 몰두하기도 했다.

그리고 외할아버지를 만나고 돌아와 '중립국'의 필요성을 역설한 어머니의 얘기를 듣는 순간 영성과 치유가 결국 평화와 통일로 연결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지난해 친분이 있던 정현경 미국 유니언신학대 교수로부터 WCD 행사를 제안받고 "지금까지 평생 준비했던 삶의 이유가 명확히 설명됐다"는 생각에 즉시 수락했다.

김 대표는 일각에서 이번 행사를 정치 상황을 무시한 '순진한 발상'이라며 비난하는 데 대해 "이번 행사는 순진한 사람들의 순수성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모든 비판을 배제하고 가슴을 향해 대화하는 것이 WCD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는 여성 대통령이 있고 미국에는 흑인 대통령이 있으며 올해는 광복 70주년인데 이분들이 퇴임하고 시간이 지나면 모멘텀도 사라진다"고 밝혔다.

현재는 미국 국적인 그의 아들과 딸도 통일준비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국적을 묻는 말에 "현재는 캐나다와 미국 국적"이라면서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 때에 국적을 회복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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