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장기간 이어진 전쟁과 폭력으로 고국을 떠나 세계 각지를 떠도는 난민이 지난해 3800만명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0년 새 최대 규모로 뉴욕, 런던, 베이징 시민이 전부 유랑하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인원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난민협의회(NRC)의 조사결과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떠도는 난민이 3800만명으로 늘었으며 이 중 60%가 이라크, 시리아,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출신이었다”고 보도했다.
난민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이라크였다. 220만명 이상이 이슬람국가(IS)를 피해 떠돌이 신세가 됐다. 시리아에서는 4년째 내전이 계속되면서 국민 40%가 집을 잃고 난민이 됐으며 유럽으로 들어가려다 전복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 지역에서도 10여 년 만에 난민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난민은 64만명을 넘었다. 우크라이나 여성 루다 즈도르베츠는 NRC에 “전쟁 이전에는 마케팅 일을 하면서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았다”면서 “전쟁이 마을에 닥치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난민 가운데 떠돌이 생활을 10년 이상 한 이들이 90%에 달했다. 14년간 유랑 생활을 했다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왈리 칸은 “얼어 죽은 아기들을 많이 묻어주었고 이제는 얼마나 많았는지도 생각나지 않는다”면서 하소연했다.
얀 에옐란 NRC 사무총장은 “외교적 노력, 유엔 결의안, 평화협상, 휴전합의에 따른 인간적 요청이 정치적·종교적 이해를 앞세운 무자비한 무장세력 앞에 힘을 잃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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