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6일(현지시간) “현재 미국 주식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꽤 높게 평가돼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시장에서는 “9월 전후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에 나왔다.
옐런은 이날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금융과 사회’ 포럼에서 이 같이 말하며 “(거품)위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 금리가 매우 낮아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채권 수익률이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옐런이 금리 인상 후 거품이 급격하게 붕괴될 상황을 미리 경고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9월 인상설이 퍼지면서 이날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연준 의장이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옐런의 발언은 주가가 지칠 줄 모르고 오르던 1996년 12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자산 거품을 우려하면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고 경고했던 일을 상기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성을 잃다시피 주식에 돈을 쏟아붓는 현상을 빗댄 그린스펀의 이 두 단어로 세계 증시는 일제히 폭락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옐런 발언의 속뜻을 차츰 파악하면서 주가에 미치는 파장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뉴저지주 저지시티 소재 리버티뷰 자산관리회사의 릭 머클러 대표는 로이터에 “옐런이 노련하다”면서 “(금리 인상에 앞서) 시장을 단련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날 옐런 의장과 함께 대담자로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여전한 금융권의 과도한 보상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은행가들의 보수는 실적과 비교해 너무 많으며 당국 규제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금융제도가 사회를 위해 운영돼야지 반대로 사회가 금융제도를 위해 운영돼서는 안 된다”며 “금융업계의 보상체계가 이제는 근시안적 행동과 과도한 위험부담에 얽매이지 않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