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NSA 무차별 통신기록 수집, 사실상 위법”…1심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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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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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기관, ‘애국법’ 활동 범위 넘어서”…미 공화, 법원 판결에 의견 양분

7일(현지시간) 미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 행위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사진=WSJ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통신정보 수집 행위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제2 순회 연방항소법원은 이날 미국인의 통신기록(메타데이터)을 지속적으로 대량 수집한 NSA의 행위가 ‘애국법’ 내 활동 범위를 넘어선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앞서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던 뉴욕 남부지구 연방지방법원의 1심 결과가 뒤집어졌다.

NSA의 무차별 통신정보 수집 행태는 2013년 NSA 계약직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 정보기관들은 통신정보 수집이 테러 예방 활동을 위해 필수적이며 애국법 같은 관련 법규에 따른 활동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제2 순회 연방항소법원은 이날 판결문을 통해 NSA의 통신정보 수집이 “의회에서 승인한 범위를 넘는다”며 “통신정보 수집이 애국법 215조의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다만 애국법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결론 내리지 않았다.

주로 해외정보감시법(FISA) 501∼503조를 개정하는 내용인 미 애국법 215조는 ‘FBI가 국제 테러 대응을 위해 수사를 개시할 때’ 모든 종류의 기록물을 뜻하는 ‘유형물’의 제출 요구서를 법원에 낼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애국법 215조는 오는 6월 1일 만료되는 한시법이고, 미 의회에서는 정보기관의 감시 역량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도록 이 조항이나 관련 법규를 고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의회에서도 애국법을 어떤 방향으로 바꿔야 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공화당 강경파 ‘티파티’의 핵심 인물인 마이크 리(유타) 상원의원은 패트릭 레히(민주·버몬트) 상원의원과 함께 낸 성명에서 “법원이 위법이라고 판단한 대량 정보수집을 의회가 재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보기관이 사안별로 통신회사에 통신정보를 요청할 수 있게 하는 등 현재보다 정보수집 요건을 까다롭게 만든 애국법 개정안을 지난주 발의했다.

지난달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도 판결 직후 트위터를 통해 “NSA는 법을 지키는 시민의 통화기록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날 판결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판결 내용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그는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정보기관의 감시 기능을 축소한 애국법 개정안이 “우리를 안전하게 하지도, 우리의 사생활을 보호하지도 못할 것”고 지적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리처드 버(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을 비롯해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톰 코튼(아칸소),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의원도 매코널 원내대표의 편을 들었다.

한편 이날 판결은 NSA 등 정보기관들을 상대로 시민단체 등이 제기했던 다른 소송들에 대해 법원이 대체로 정보기관들의 손을 들었던 것과 대비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NSA의 무차별 정보수집에 대해 제기된 소송의 제2심이 두 건 더 계류돼 있어 이번 판결이 다른 소송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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