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안전이 제일 중요합니다. 밀지 마세요."
5개월 만에 문을 연 10일 잠실 제2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 입구. 입장이 시작되자 줄을 서 있던 고객들이 앞사람을 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전요원이 이같이 외치자 고객들은 서두르던 것을 중단했다. 줄곧 홍역을 치른 롯데월드몰에 더 이상 사고가 나면 안된다는 것을 공감한 듯 보였다.
롯데그룹은 지난 8일 서울시로부터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아쿠아리움과 롯데시네마의 정상영업 재개 승인을 받았다. 정식 개장인 오는 12일에 앞서 9일부터 11일까지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개방 행사를 진행중이다.
무료 개방에 아쿠아리움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100m 이상 길게 줄이 늘어섰다.
롯데그룹은 8일 오전 10시부터 인터넷을 통해 아쿠아리움 관람 선착순 사전예약을 받아 1시간 30분 만에 6000명 정원이 마감됐다. 오후 4시부터 1000명을 추가로 접수했지만 이마저도 순식간에 끝났다.
롯데월드몰 관계자는 "아쿠아리움·시네마 무료개장 행사에 총 3만7000명이 사전예약을 마쳤고 안전사고 등을 고려해 추가 접수는 어렵다"며 "관람을 원하는 고객은 정식 개장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 아쿠아리움을 찾은 고객들은 각종 바다생물의 생태 설명회, 잉어 먹이주기 등을 무료로 체험했다.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은 흰고래 벨루가를 비롯해 펭귄·바다사자 등 전 세계 5대양 바다생물 650여종을 만나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다.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롯데월드는 안전상 이유로 입장객수를 시간당 500명 정도로 제한했다.
온라인 예약 제도를 모르고 아쿠아리움을 방문한 고객들은 출입구에서 안전요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휠체어를 타고 온 한 고객이 "몸이 불편해 다시 오기 힘들다"며 입장을 시켜 달라고 사정했지만 안전요원들은 안전을 이유로 들며 양해를 구하자 더 이상 아무말도 못하고 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21개의 상영관, 4615석 아시아 최대규모인 롯데시네마도 13개관을 열고 '간신', '스파이' 등 미개봉작 5편을 포함 총 42편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했다.
롯데월드몰 곳곳에는 퍼레이드, 홍그라운드 버스킹, 마리오네트 공연 등 다양한 공연과 문화행사가 진행돼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 잡았다.
롯데물산에 따르면 무료 관람 첫날인 9일에는 총 9만9000명(면세점 제외)의 고객이 관람해 지난 4월 평균 주말보다 약 9000명 가까운 고객이 롯데월드몰을 방문했다. 4월 일평균 방문객보다 6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아쿠아리움 앞에 있는 푸드코트는 어제 하루 매출이 4월 평소 주말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한편 21개 시민단체는 "인근 석촌호수 물빠짐 현상에 대한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재개장을 반대하는 진정을 제기하는 등 우려하고 있다. 석촌호수 물빠짐이 제2롯데월드 건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를 밝혀줄 연구용역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박현철 롯데물산 사업총괄 본부장은 "안전조치 등을 더 철저히 점검, 완벽한 모습으로 정식 재개장해 고객들을 맞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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