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평가는 북한이 4∼5년 내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실전 운용할 가능성을 언급한 우리 군 당국의 평가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또 북한의 SLBM 개발 수준과 기술능력이 북한의 주장만큼 진전돼 있지 못하다는 정보 평가로도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국방관리들은 11일 AFP통신을 통해 "북한이 실험한 것은 탄도미사일이 아니었다"며 "북한이 SLBM 개발과 관련해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들은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의 SLBM 개발에 따른 즉각적 위협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이번 실험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게 아니라 단순히 사출실험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정확히 어떤 기술을 이용해 실험을 했는지를 평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탄도탄 발사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만큼 이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일체의 미사일 실험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도 11일 북한이 SLBM 발사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역내 긴장을 추가로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에 관한 국제적 약속 및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할 것"을 북한 당국에 재차 촉구했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런 형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최소한 4개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며 "북한이 '국제적 규칙을 지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표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6년에 채택된 안보리 결의 1695호와 2013년의 안보리 결의 2094호 등은 북한에 대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와 세심한 지도 속에 개발 완성된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발사가 진행됐다"면서 동체에 붉은색으로 '북극성-1'이라고 쓰인 탄도탄이 수중에서 솟구쳐 오르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개발 속도로 미뤄볼 때 이르면 2017년 이 신포급 잠수함이 실전배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잠수함에 배치될 SLBM을 완전히 개발하는 데는 4~5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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