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50조 종자시장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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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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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골든시드 프로젝트 가동

권농종묘 권오하 대표가 개발한 빨간배추(권농빨강2호)[사진=농림축산식품부]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국내 최초로 빨간색 배추를 개발한 권농종묘 권오하 대표는 쏟아지는 종자 주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배추는 초록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개발한 샐러드용 빨간색 배추(권농빨강2호)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품종은 유럽에서 최고가로 판매되고 있는 kg당 300달러에 팔리는 일반배추 종자에 비해 가격이 10배(3000달러)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자시장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호주 등 해외 5개 기업과 종자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3개 기업과 협의 중에 있다. 지난해 7만 달러의 종자를 수출한데 이어 올해는 2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몇 년 안에 500만 달러 이상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종자시장은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면 국제협약에 의한 독점적 권리를 획득해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등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장정보, 유용한 유전자원, 유전․육종기술, 병리·생리학기술, 첨단 생명공학기술 등 광범위한 기술과 역량이 필요하다. 이는 종자산업이 성장잠재력이 높으면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현재 세계 종자시장은 앞선 기술을 보유한 미국·네덜란드·프랑스 등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상위 10개 글로벌 기업이 세계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등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종자산업은 주요 선도국에 비해 역사가 짧고, 산업기반은 미약한 상황이다. 국내 종자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수준에 머무는 등 영세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국내 1300여개 종자업체 중 종업원 10인 이상 기업은 30개 미만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외환위기(1997~1998년) 때는 주요 국내종자기업이 외국에 매각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종자자급률이 낮은 품목의 국산화율을 높여 안정적인 생산 환경을 조성하고, 강점을 가진 품목에 대해서는 우수한 품종을 개발해 수출산업화하는 등 종자산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은 50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종자시장 진입을 위해 종자산업 육성정책을 협력·추진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우선 정부는 골든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를 통해 품종 연구개발(R&D)의 기틀을 마련하고,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을 추진해 산업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로열티대응사업단을 운영하면서 품종자급률도 높이기로 했다. 수산분야는 제도를 정비하고 관측사업과 경영·기술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등 정책 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골든시드 프로젝트는 종자강국 도약 및 품종개발 기반구축을 위해 농식품부·해수부·농진청·산림청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전략적 종자(수출·수입대체) 연구개발 사업이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수출시장 개척형 10개 품목, 수입대체형 10개 품목 등 20개 품목의 종자를 개발해 자급률을 높이고 종자수출 2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로 정부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유용 유전자원 5000점, 계통육성 7000점, 종돈 모계 6000두, 부계 156두, 친어 3000 개체 등 품종개발에 필요한 육종소재를 확보했다. 또 육종의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분자마커 481개, 종자처리기술(수박), 품질지표(파프리카) 및 추적관리 사육시스템(바리과) 등 기반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또 수출 대상국의 기후에 맞는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 중국 등 7개 국가 11개소에 육종기지를 설치하고, 24개국 123개소에 시험포장을 운영하고 있다. 캄보디아 수출유통법인 설립(㈜한화무역), 베트남 대표사무소 개설(㈜아시아종묘) 등 종자 수출 확대를 위한 해외기반도 마련했다.

아울러 산·학·연 협력으로 105개 우수품종을 개발해 중국·일본·인도·유럽·동남아시아 등지에 800만달러를 수출하고 국내에도 56억원의 판매(수입대체) 성과를 달성했다.

민연태 창조농식품정책관은 "이번 달부터 시작되는 3년차 연구에서는 품종개발 본격화, 시장개척 등 산업화 촉진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384억원) 보다 5.1% 증가한 40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품종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해 69개의 상품성이 높은 신품종을 개발하고, 전년(491만 달러)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1150만달러를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파프리카, 토마토 종자에 대해서도 각각 5개 이상의 신품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개발된 품종의 국내외 시장개척을 위해 10개국에서 해외 현지적응성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수입대체 전략품종의 국내 재배 확대를 위해 40여개소의 전시포도 운영할 계획이다.

민간육종연구단지 조감도[사진=농림축산식품부]


종자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민간육종연구단지도 조성한다. 
농식품부는 종자기업의 품종 개발에 필요한 첨단 연구시설 및 육종포장 등 연구 인프라를 지원하기위해 총 733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북 김제시에 54.2ha 규모의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8월이면 완공되는 연구단지에는 20개 기업이 입주해 품종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연구단지 내에는 종자산업진흥센터가 설치돼 첨단 육종기술 지원, 해외 신품종 개발동향 및 최신기술 정보 제공, 해외시장 진출 컨설팅 등 종자기업에 대한 종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가의 분석장비를 공동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실험실도 갖춰 기업이 기반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세계적 수준의 품종개발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민 정책관은 '민간육종연구단지를 중심으로 농진청, 방사선육종연구센터(정읍) 등 종자산업 관련 산·학·관·연을 연계하는 삼각벨트를 구축하고, 종자산업 관련 인프라를 집적해 민간육종연구단지를 종자산업의 메카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산·학·관·연 등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세계속의 종자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며 "산업기반 조성 및 제도정비 등을 통하여 종자산업이 농림수산산업 미래성장산업화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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