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올 1분기(1∼3월)에 전국적으로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유독 제주지역은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커(遊客)'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이 소비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올 1분기 지역경제동향 자료를 보면 전국의 대형소매점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가운데 광역 단위로 제주와 충남 등 2개 지역만 성장했다.
제주는 유커들이 화장품 구입을 많이 한 덕분에 무려 18.0% 늘었으며 충남은 음식료품이 호조세를 보인 영향으로 2.8% 증가했다.
나머지 지역은 모두 감소했는데, 전남(-8.4%), 대전(-7.1%), 전북(-6.5%)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주의 경우 면세점에서 유커들의 화장품 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적으로는 운동오락용품이나 의복 등이 부진하면서 소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에 그쳤다.
강원, 충남, 전남 지역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하락했고 충북(-0.1%), 전북(-0.0%), 경북(-0.0%)은 0%대 아래로 떨어졌다.
지역별 물가상승률이 0%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00년 2분기 충남이 -0.1%를 기록한 이후 약 15년 만에 처음이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1.1%)이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전국 생활물가는 작년 1분기 대비 -0.6%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생활물가가 하락한 것은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인천(0.1%)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하락세가 관측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류·담배, 음식·숙박 등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국적으로 소비자물가가 다소 상승했지만 유가하락 요인 때문에 전반적으로 상승률이 둔화된 추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1분기 전국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줄었다.
석유정제품,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수출이 부진하면서 전남(-19.0%), 경북(-13.3%), 울산(-12.1%)이 감소했다.
부산(22.6%), 충북(18.6%), 세종(17.9%)은 전자부품 등의 호조로 증가했다.
수출이 부진하면서 전국 광공업생산도 작년 1분기보다 1.0% 줄었다.
제주(19.3%), 충북(11.3%), 부산(7.9%)은 식료품·선박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증가했지만 인천(-6.5%), 서울(-5.9%), 경북(-5.4%)은 자동차와 전자부품이 부진하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전국 취업자 수는 1분기에 총 2527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남(-0.9%), 울산(-0.7%)이 농림어업·보건복지업이 부진하면서 감소했다. 대전, 강원, 경기·전북은 교육·사업지원·제조·음식숙박업 부문의 고용이 늘면서 각각 4.0%, 3.6%, 3.2% 증가했다.
주택·사무실 수요가 늘면서 전국 건설수주는 작년 1분기보다 52.9% 늘었다.
충남(202.7%), 세종(191.5%), 대전(189.4%) 지역이 크게 증가한 반면에 충북(-45.6%)과 전남(-19.6%)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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