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형제의 난' 고발 사건 특수부 재배당…그룹 비리 수사 확대?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형 조현준 사장 등 9명 배임 등 고발

[.조현문 효성그룹 전 부사장]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효성그룹 조현준 사장 및 임직원의 횡령·배임 혐의 사건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나서게 됐다. 특수부는 정치인 또는 대기업을 담당하는 부서로 향후 고강도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조사부에 배당됐던 해당 사건을 최근 특수4부(배종혁 부장검사)에 재배당했다.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7월과 10월 형 조 사장을 포함해 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원 등 9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지 각각 10개월 7개월 만이다.

조 전 부사장은 노틸러스효성 등 3개 계열사 지분을 가진 조 사장과 해당 계열사 대표들이 수익과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거나 고가로 주식을 사들이는 수법으로 회사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관련 사항을 조사하고 증거자료를 받았으며 조만간 피고인들을 소환해 차례로 조사할 계획이다.

효성그룹판 '형제의 난'으로도 불리는 이 사건을 특수부에 재배당한 대해 검찰 관계자는 "업무 분담 차원에서 특수부로 사건을 넘긴 것으로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기소를 전제로 이뤄지는 특수부의 수사방식을 볼때 예사롭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그룹 전반의 비리로 수사 범위가 넓혀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그룹의 조석래 회장은 2003∼2008년 국내·외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리는 수법 등으로 총 7939억원 규모의 횡령·배임·탈세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작년 1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