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효성가 형제의 난에 검찰 특수부까지 나서게 됐다. 특수부는 정치인 또는 대기업을 담당하는 부서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번 형제의 난은 조현문 효성그룹 전 부사장과 그룹 내 오너가의 지속된 갈등으로 풀이된다. 조 전 부사장은 말을 아끼는 상황이지만 효성의 경영 행태에 반기를 들다 쫓겨난 후 관계가 악화됐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특히 2011년 조 전 부사장과 조석래 회장이 회사의 경영방식을 두고 다툼을 벌인 뒤 2011년 9월 조 전 부사장은 회사를 떠났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2월 보유한 효성 주식 대부분을 팔아치우고 변호사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과 효성의 갈등은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2013년 여름 효성은 해외비자금 조성과 탈루혐의가 드러나 국세청 조사를 받게 됐고 누설의 배후로 조 전 부사장이 의심받게 된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 역시 이 상황에서 온갖 음모에 시달리며 효성이 배후에 있을 것이란 추측을 하게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갈등에 조 전 부사장의 강직한 성격이 영향을 끼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버드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조 전 부사장은 가족에게도 예외없이 불법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지속된 갈등 상황에서 결국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7월과 10월 형 조 사장을 포함해 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원 등 9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조 전 부사장은 노틸러스효성 등 3개 계열사 지분을 가진 조 사장과 해당 계열사 대표들이 수익과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거나 고가로 주식을 사들이는 수법으로 회사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관련 사항을 조사하고 증거자료를 받았으며 조만간 피고인들을 소환해 차례로 조사할 계획이다.
특수부가 정치인과 대기업의 비리 수사를 맡아온 만큼 기업 전반의 수사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지만 검찰 관계자는 "업무 분할의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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