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성장둔화 우려로 먹구름이 드리워진 중국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 부채 문제가 경기둔화를 지속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 수석 투자 분석가인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 부문 총괄대표는 12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글로벌 사모펀드 컨퍼런스'에 참석해 "급증하는 국가 부채 문제로 중국의 경기둔화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보도했다.
샤르마 대표는 "중국은 성장률을 지속하기 위해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가 중에서는 가장 대대적인 신용대출에 나섰다"면서 "이같은 신용대출 붐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5년에 걸쳐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과거의 절반 수준인 4~5%에 그칠 것"이라면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자본을 회수할 시기가 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한 국가가 5년에 걸쳐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급격히 확대할 경우 뒤이은 5년 안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확률은 70%이며, 심각한 경기 둔화를 겪을 확률은 100%라고 밝힌 바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빠르게 상승중으로 향후 5년간 70%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2013년 기준 중국의 부채 비율은 58.8%였다.
반면,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또 다른 연설자 웨슬리 클라크 전 미국 참모장성은 중국 경제에 대해 다소 완화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중국의 부채 문제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위안화 자본계정의 자유태환이 현재 실현되지 않았고, 중국 경제는 여전히 중앙 정부의 통제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것이 이같은 주장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은 대대적 금리인하 조치를 결정했다.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월 28일 이후 약 2개월여 만이며, 6개월래 세 번째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11일부터 금융기관의 위안화 대출 및 예금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는 5.1%로, 1년 만기 예금 기준금리는 2.25%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이같은 조치는 중국 경기 둔화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당국의 우려감을 대변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은 7.0%에 그쳐 2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1분기 최근 6년래 최저치인 7.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오는 2분기에는 이보다 더 추락한 6.8%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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