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가 액면분할 이후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액분 애찬론'을 펼쳐 온 한국거래소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13일 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식은 액분을 마치고 매매를 재개한 8일부터 이날까지 하루 평균 약 245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액분 이전 일 평균 거래대금 800억원에 비해 200% 이상 증가했다.
주춤했던 주가도 좋아졌다. 한때 액분 기준가인 38만8500원을 밑돌았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날 38만9000원으로 뛰었다. 액분 이후 주가도, 거래도 모두 늘었다는 얘기다.
최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을 1년으로 환산한 액수는 약 9조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코스닥 공모 규모는 2014년 약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한 종목이 연간 코스닥 공모주 대비 6배에 이르는 투자기회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개인 투자자다. 아모레퍼시픽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액분 전만 해도 18% 남짓에 그쳤다. 이에 비해 8일부터 전날까지 개인 비중은 50%를 넘겼고, 이날에는 60%에 맞먹었다. 개인 비중이 3배 이상 늘면서 최다 투자자로 올라선 것이다.
액분 직전 400만원에 육박했던 주가가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덕분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월급만으로는 1주를 사기도 어려운 투자자가 많았다"며 "액분이 개인 참여를 늘리고, 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액분은 보다 많은 투자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며 "올해 액면가를 낮춘 다른 종목도 대부분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에 새로 들어가게 된 것도 호재다.
김원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부이사장은 "외국인은 시총상위 대형주 가운데 유동성이 큰 종목을 선호한다"며 "MSCI 편입으로 아모레퍼시픽 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