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가계, 흔들리는 가정] 가정폭력에 관대한 한국...가정폭력 1000건중 15건만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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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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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등 선진국 엄격한 형사문제로 다뤄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오늘날 우리사회 가정폭력과 관련된 제도와 대응책들이 미흡한 이유도 가폭의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4대 사회악으로 불리는 성폭력 ,학교폭력, 부정불량식품 그리고 가정폭력 가운데 가장 재발률이 높은 것이 가정폭펵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을 가족 간의 문제로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으며 가폭과 관련된 제도들이 관대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 가정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은 1만6000여명이지만 구속인원은 262명(1.46%)에 불과했다. 가해자 대부분이 상담조건부 기소유예로 풀려난 것이다. 재범률은 2008년 7.9%에서 2012년 32.2%로 늘어났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가정폭력은 가정 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가폭법)에 의해 보호처분을 받거나 일반 형사 사건으로 처리하게 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건이 보호사건으로 처리되거나 형사사건으로 처리되더라도 약식명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은 학대방지법에 의한 민사적 해결방법과 형사적 대응방법 등 2가지 대응책으로 가정폭력을 다룬다. 먼저 가해자로 하여금 추가적인 학대행위를 억제하고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민사보호명령(Protection order)을 채택하고 있다. 이것은 가해자를 감옥에 보내지 않고, 다만 거주지에서 내보내거나 폭력을 중단시키고 싶을 때 가장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형사적 대응법은 선구속 또는 의무적 구속정책 및 강제기소 정책 등과 같은 엄격한 형사 절차적 접근을 채택하고 있다.

일본은 '경찰정보통합 단말기'일부를 가정폭력 피해자 등에게 무상 대여하고 있다. 이 단말기에는 GPS(위성 위치확인시스템) 가 내장돼 있어 소지자의 위치 정보가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며 긴급통화 버튼을 누르면 경찰의 신속한 현장 대응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영국도 경찰관이 가해자 격리 등 신속히 임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가정폭력 보호통지·명령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법원의 결정 없이도 경찰관이 현장에서 바로 가해자를 격리할 수 있는 제도다.

스페인에서는 가정폭력범에 GPS 내장 전자팔찌를 부착해 중앙감시센터에서 24시간 감시하고 있으며 전자팔찌를 부착한 가해자가 피해자의 반경 400m 이내에 접근할 경우 경보기가 작동된다. 가해자가 경보신호를 무시할 경우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가해자를 제지하거나 체포할 수 있다.

가폭은 단순한 가정보호를 위한 보호처분의 차원을 넘어서서 엄격한 형벌로 다스릴 필요가 있으며 제2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법정 규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 사회는 가부장적·수직적 관계 구조로 인해 가폭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나 공권력이 투입되지 못해 폭력의 악순환에 빠진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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