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대필 사건' 강기훈씨 24년만에 무죄 선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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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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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유서대필 사건'의 강기훈(51)씨가 재심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강기훈씨가 재야단체 동료의 유서를 대신 써주며 자살을 방조했다는 누명을 쓰고 처벌당한 지 24년 만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4일 강씨의 자살방조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씨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동료였던 김기설씨가 1991년 5월 노태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했을 때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돼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당시 검찰은 김씨의 동료였던 강시를 자살의 배후로 지목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유서와 강씨의 필적이 같다는 감정결 과를 내놨다. 그해 7월 강씨는 자살 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이듬해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10년이 지난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유서의 필체가 강씨가 아닌 김씨의 것으로 보인다는 진실규명 결정을 내놨다.

강씨는 재심을 청구한 지 4년여만인 2012년 10월 대법원에서 재심 개시결정을 받았다.

다만 진실화해위의 조사 결과는 그대로 믿을 수 없으니 심리를 더 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재심 재판에서 또다시 국과수의 감정이 이뤄져야 했다. 검찰은 전대협 노트와 낙서장이 김씨가 쓴 게 아니라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를 검증하기 위해 국과수에 김씨의 평소 필적과 전대협 노트·낙서장이 동일한지 감정 의뢰했다.

국과수는 "김씨의 평소 필적은 정자체이지만 전대협 노트·낙서장은 흘림체여서 감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비교 가능한 부분을 찾아 감정한 결과, 두 필적이 동일 필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과를 제출했다. 사실상 전대협 노트가 김씨가 쓴 게 맞다는 취지였다.

2014년 2월 서울고법은 이를 토대로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유죄 선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국과수 필적 감정 결과가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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