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중부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피에르 은쿠룬지자 현 대통령의 3선 대권 출마를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군부 쿠데타까지 발생했다고 AFP 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지역 정상회담 참석차 탄자니아를 방문하던 중 쿠데타 소식이 접하고 급히 귀국길에 올랐으나, 쿠데타 세력이 공항과 국경 봉쇄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군부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축출됐다”고 밝힌 반면, 대통령실은 “쿠데타는 실패했다”는 내용의 엇갈린 성명을 발표해 쿠데타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쿠데타의 주역으로 알려진 고데프로이드 니욤바레 소장은 13일 부룬디 민영라디오방송을 통해 “은쿠룬지자는 더 이상 부룬디 대통령이 아니다. 정부는 해산됐다”며 쿠데타의 성공을 알렸다. 그러나 그가 군의 지지를 받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니욤바레 소장의 발표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부룬디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지역 정상회담을 위해 인접한 탄자니아에 도착한 몇 시간 후 나왔다.
쿠데타 발표 직후 탄자니아 정부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다르에스살람에 있다고 확인했으나 곧 그가 탄자니아를 떠나 부룬디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룬디 대통령실은 트위터를 통해 “상황은 장악됐다. 부룬디에 쿠데타는 없다”고 밝혀 쿠데타 성공 여부가 불명확한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또 “쿠데타 음모자들은 법정에 세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 은쿠룬지자 군은 여전히 대통령궁과 국영방송국을 포함한 주요 시설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목격자들은 쿠데타 소식에 수천 명의 군중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했다고도 전했다. 이어 시위군중 대열이 국가를 부르며 국영방송국을 향해 행진하자 방송국을 장악하고 있는 경찰과 친 대통령 군이 시위대에 경고사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욤바레 장군은 2006년 끝난 13년간의 내전동안 민주방위국민회의-민주방위군(CNDD-FDD) 반군 지도자였던 은쿠룬지자와 함께 싸웠으며 내전이 끝난 뒤 육군차장과 육군총장으로 승진한 뒤 케냐 대사를 역임했다.
부룬디에서는 여당이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을 내달 26일 치르는 대통령선거 후보로 확정한 4월 25일 이래 반정부시위가 계속돼 최소 14명이 숨지고 216명이 부상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유혈사태를 피해 부룬디에서 5만명 이상이 주변국으로 피신했다.
부룬디 헌법은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중임으로 제한했지만,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자신의 첫 번째 임기 때는 의회에서 선출됐다는 이유를 들어 3선 도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부룬디 국민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