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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이종걸 ‘서울대 동기사랑 무색’…5월국회도 ‘빈손’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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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5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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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 협상의 최종 결정권자인 유승민 새누리당·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공무원연금 개혁법안 등 주요 법안 처리가 요원해 5월 임시국회도 ‘빈손’으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들 두 사람은 지난 1년여 이어온 여야 주례회동을 사실상 중단한 데다 최근에는 ‘핫라인’격인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당초 서울대 76학번 동기인 두 사람이 여야 원내지도부가 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로 꽉 막힌 국회에 숨통을 틀 것이란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서울대 동기여서 이야기가 잘 풀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전(원내대표)보다 못해진 상황”이라며 “이런 불통 상황이 길어지면 5월 임시국회에서도 (법안 처리 등을) 기대할 수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유승민 새누리당·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첫 회동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두 사람의 불통은 지난 7일 이 원내대표 취임 때부터 스멀스멀 불거졌다. 당일 오후 4시께 선출된 이 원내대표는 애초 오후 6시 유 원내대표를 찾아와 상견례를 나눌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돌연 개인 일정을 이유로 방문을 취소하면서 새누리당 내부에선 “경우에 어긋났다”는 불만이 나왔다.

그러다가 사흘이 지난 10일에야 상견례를 겸해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두 사람은 5월 국회 의사일정으로 12·28일 본회의를 잡고, 12일 본회의에서 연말정산 추가환급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해 법안 3건을 처리 합의에만 그쳤다.

문제는 이날 이 원내대표가 그간 1년 넘게 이어온 양당 원내대표 간 주례회동을 사실상 중단 선언하면서 갈등기류가 표면화 됐다.

이후 12일 본회의에서 ‘본회의 법안 처리 3건’을 둘러싼 두 사람이 발언이 격해지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안이 단 3건만 처리된 지난 12일 본회의 개최에 대한 비난 여론과 관련, 유 원내대표를 향해 "합의를 밥 먹듯 걷어차는 행태"를 보였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또 유 원내대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들을 자당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묶어둔다고 항의한 것에 대해서도 "법사위원장을 찾아가서 행패를 부리고 권한 남용을 운운했다"고 격분했다.

이에 대해 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거친 표현으로 하신 그런 말에 대해선 대꾸를 안 하는 게 맞다"며 직접적인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내심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나마 조해진·이춘석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이의 접촉이 간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내대표 차원의 접촉이 뜸해지면 여야 협상의 큰 진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양당 원내대표 간 갈등기류가 길어질수록 5월 임시국회에서 주요 법안 처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12일 본회의에서 그나마 소득세법 개정안·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지방재정법 개정안 등이 통과됐지만, 법사위를 통과한 63개 법안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5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문제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여야 대치 국면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28일 본회의 처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표류하는 법안 중에는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취업후학자금상환특별법 개정안, 담뱃갑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법안이 적지 않다.

특히 여권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으로 지목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크라우드펀딩법) 개정안,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법률 개정안 등은 아직 법사위 문턱도 넘지 못한 상태다.

여야가 앞으로도 '협상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안들을 볼모로 잡고 국회를 '식물국회' '빈손 국회'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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