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소는 커녕 되레 골 깊어지는 금리단층…금융권, 중금리 대출 여전히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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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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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금융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1금융권과 2금융권이 중금리 대출을 꺼리면서 금리단층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전운 기자 = 금리단층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가 금리단층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금융권은 여전히 중금리 대출을 꺼리고 있다. 1금융권은 ‘저신용등급자’라는 리스크를 떠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2금융권은 그나마 운영하던 중금리 상품도 없애며 고금리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연 10% 이상 대출 비중은 올 들어 더 떨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시중은행이 취급한 연 10%대 이상 대출 비중은 0.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3%에서 3년 새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다. 은행권의 10%대 이상 대출 비중은 2013년 1.9%, 2014년 0.7%였다.

그나마 정부의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이 각 은행별로 한해에 2000억~3000억원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빼고는 1금융권에서의 중금리 상품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이같이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상품 취급을 꺼리는 이유는 ‘저신용자’라는 위험부담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위험군 고객에 대한 신용평가 모델이 갖춰져 있지 않아 예상 손실률 등을 계산하기 힘들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리스크를 안고 무모하게 대출을 확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이미 계열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에서 10%대의 중금리 상품을 확대하게 되면 이들과 업무가 중첩돼 영업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금융권의 중금리 상품 기피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그나마 있던 상품도 없앨 정도다. 금리단층 해소를 위해 금융개혁을 외치는 정부의 의지가 무색할 지경이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10%대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더마니론'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2년 12월 출시된 '더마니론'은 하나은행과 저축은행이 연계 영업한 상품으로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사용하고 있는 직장인 중 추가 대출이 필요하거나 은행 자체 기준으로 대출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출시됐다. 하지만 해당 상품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저축은행 측은 지난해 말 취급을 중단했다.

저축은행중앙회와 IBK, 더블, 드림, 삼호, 페퍼 등 9개 저축은행이 지난달부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상품인 ‘SB가맹점론’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SB가맹점론은 저축은행들이 개인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20%가 넘는 고금리로 대출영업을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에서 나오자 개발한 상품이다. 하지만 100여명의 자영업자들이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1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실적은 ‘제로’였다.

저축은행들은 대출 신청을 해온 자영업자들의 신용등급이 너무 낮아 대출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압박에 생색내기용 상품을 출시한 것뿐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위험군 고객을 상대로 금리를 무조건 낮추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정부의 주문에 시늉은 내고 있지만 사실상 활성화시키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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