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조여정의 와인‧미역국 세례, 자업자득이지만 씁쓸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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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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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SBS 주말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조여정이 지난날 과오에 대한 죗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지만 마냥 통쾌하지만은 않다. 무슨 까닭일까.

지난주 방송된 SBS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극본 김아정, 연출 박용순) 9, 10회에서는 마동미(박준금 분)와 장미화(성병숙 분)에게 각각 와인과 미역국 세례를 당하는 고척희(조여정 분)의 처참한 모습이 그려졌다.

고척희가 이러한 상황에 놓인 이유는 3년 전 그녀가 저지른 악행 탓. 과거 변호사였던 고척희는 의뢰인 한미리(이엘 분)의 이혼 소송을 맡아 남편 마동구(송영규 분)의 불륜 영상을 세상에 공개했다. 하지만 이는 고척희가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이었고, 공개된 영상으로 인해 파국을 맞은 마동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고척희는 유족 마동미에게 평생 갚지 못할 마음의 빚을 지게 되었고, 변호사 자격 역시 정지당하고 말았다.

더불어 당시 고척희는 사무장이었던 소정우(연우진 분)가 자신의 불법 증거 수집 사실을 밀고한 배신자라고 오해, 그의 얼굴에 미역국을 뿌리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 그리고 이 장면을 소정우의 어머니인 장미화가 목격하게 되면서 고척희는 마동미에 이어 장미화에게까지 ‘오뉴월 개가 소나기 맞듯 미역국으로 솜털까지 홀딱 젖게 만들고 싶은’ 악녀로 낙인 찍히게 됐다.

이렇듯 화려한 전적을 감안했을 때 고척희는 마동미가 수 차례 와인을 뿌리고 모욕을 줘도, 장미화에게 미역국 세례보다 더한 보복을 당해도 주어진 죗값을 감내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고척희가 이들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씁쓸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 이는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신에게 향하는 비난의 화살을 묵묵히 받아낼 줄 아는 고척희의 태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

고척희는 달라졌다. 3년 전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믿던 안하무인의 변호사는 인생의 고배를 맛본 이후 보다 부드럽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화했다. 특히 실수를 외면하기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고척희의 행동은 시청자로 하여금 “밉게 보려니까 미웠던 건 아닐까. 예쁘게 보려면 예뻐 보이지 않을까”라는 지난 3회에서의 대사를 떠올리게 하며 새로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3년 전 마동구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 차유란(손성윤 분)의 등장으로 진실 규명에 한발자국 다가서게 된 고척희의 모습을 예고한 SBS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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