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vs 시리아정부군…이라크·시리아서 뺏고 뺏기는 ‘혈전’

IS, 이라크 라마디 점령했으나 시리아 팔미라에선 패배…재탈환 ‘호시탐탐’

[사진=로이터통신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시리아 정부군이 치열한 교전 끝에 승리와 패배를 서로 한번씩 주고 받으며 일진일퇴의 혈전을 일단락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IS는 17일(현지시간)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의 주도 라마디를 완전 점령했지만, 동시에 시리아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를 시리아 정부군에 내줘야 했다.

이미 라마디 시내 대부분의 지역을 수중에 넣고 있던 IS는 이날 오전 라마디 남부 말라브에서 4건의 차량 자폭 공격을 펼쳐 이라크 정부군을 완전히 쫓아내고 말라브에 있던 이라크군 사령부를 장악했다.

IS가 주정부 청사에 자신들의 검은 깃발을 올리며 승리를 자축한 반면 이라크군이 군용차량과 트럭으로 황급히 시내에서 빠져나가는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IS는 지난 3월 말 티크리트를 빼앗긴 이후 처음으로 승전보를 올린 것이다.

달라프 알-쿠바이시 라마디 시장은 AP통신을 통해 “최소 250명 이상의 시민과 정부군이 이틀간의 교전으로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라마디 전투로 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주민 8000여명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라마디는 이라크 최대 주(州)인 안바르의 주도로 수도 바그다드에서 10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이날 패배가 이라크 정부와 동맹군에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있다.

반면 같은 날 IS가 점령하고 있던 시리아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는 시리아 정부군이 탈환했다.

시리아 정부군 관리는 이날 팔미라에 있는 2개 고지를 IS로부터 탈환했으며, 현재 팔미라 시내는 정부군의 완전한 통제 아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탈환 과정에서 양쪽 병력과 민간인 등 3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IS는 전투기 공습과 지역 주민들의 저항까지 겹친 바람에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고 철수해야 했다.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정부군과 친정부 성향의 민병대원 123명, IS 대원 115명, 민간인 57명 등이 각각 숨졌다. 민간인 사망자 가운데 수십명은 IS에 처형됐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밤에는 시리아 동부에서 벌어진 미군 특수부대의 기습 지상작전에 석유와 재무를 관할하는 고위 지도자 아부 사야프 등 지도자급 간부 4명을 포함해 모두 32명이 사살되는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라크와 시리아 모두 패한 쪽이 재탈환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더욱 치열한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국방부(펜타곤)는 IS가 라마디 전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완전히 함락됐다’는 표현은 배제한 채 경계를 늦추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펜타곤의 엘리사 스미스 대변인은 “라마디에서 작년 여름부터 계속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고, 이제 IS가 유리해진 것”이라면서도 “라마디를 잃더라도 이라크군의 전체 작전이 불리해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스미스 대변인은 “라마디가 완전 함락된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군은 이라크군이 라마디를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전투기 공습 등의 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