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오던 글로벌 증시가 5월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거품 붕괴’ 조짐이 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19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이달 들어 3.56% 떨어지며 하락 전환됐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2월, 3월, 4월에 각각 3.11%, 13.20%, 18.5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일본에서도 지난달 20000을 돌파하던 닛케이 지수의 기세는 5월 들어 더이상 찾아 볼 수 없다. 현재 닛케이 225 지수는 전 달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5월에는 19000선 후반에서 머물고 있다.
한국의 코스피 역시 이달 들어 0.66% 하락했다. 전날 2113.72로 마감한 코스피는 지난 1∼4월에 보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달 코스피는 2170선을 돌파하며 사상 연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이 한·중·일 증시의 기세가 일제히 꺾이자 이를 두고 ‘거품 붕괴’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있다.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주가만 상승하는 일종의 ‘거품’이 이제 꺼지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주가는 금리 인하 조치와 후강퉁 덕분에 주가가 치솟았으나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은 7%에 머물렀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의 수출액은 원화 강세와 글로벌 경기 회복 부진 등의 요인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올들어 주가는 꾸준한 오름세를 보여왔다.
한·중·일 증시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증시도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 FTSE 100 지수, 독일의 DAX 30 지수, 프랑스의 CAC 40 지수 등는 지난 1월 실시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정책에 힘입어 1∼2월에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프랑스의 CAC 40 지수는 1~2월에 7%가 넘는 수익률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 4월에이 0.25%로 주춤한 이후 이번 달에는 0.81% 감소세로 돌아섰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그리스 문제 등으로 영국과 독일의 4월 이후 증시 성적표도 썩 좋지 않다.
그나마 미국 증시는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3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4월에는 0.36%로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2.42%의 수익률로 선전 중이다.
미국 대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데도 미국 증시가 비교적 선전하는 것은 유가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 기대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최근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 ‘중간 지대’의 볼모로 잡혀 있다”며 위험자산을 줄이고 현금과 금 등의 현물 자산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BOAML 보고서는 “시장이 썩 좋지 않은 투자 실적과 불안한 거래, ‘순간 폭락’(flash crash) 등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 극대화보다는 위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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