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굳이 '종북논란' 이석우였어야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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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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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백설공주, 문재인과 안철수 의원은 난쟁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종북"

이는 모두 시청자미디어재단(CMF)의 이석우 초대 이사장이 내뱉었던 말이다. 이 이사장은 정치평론가로 활동할 당시 트위터에서 근거 없이 야당을 비방하고 조롱했으며 여당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글을 써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칭찬 일색으로 '친박근혜 트윗 종결자'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다.

실제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이 이사장이 트위터를 시작한 2013년 7월부터 국무총리 공보실장으로 임명되면서 활동을 중단한 2014년 3월까지 작성한 트윗글 613건을 분석한 결과, 10건 중 3건이 야당 조롱 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정치 편향 논란을 빚었던 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단 이사장에 앉혔다.

지난 13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고삼석·김재홍 위원이 1시간에 걸쳐 최 위원장에게 이 이사장은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결격이라고 주장했으나 최 위원장은 “재단 업무는 정치적인 활동이 아니다. 위원장 권한 아래 임명했다”고 딱 잘라서 말했다.

그러나 방통위가 낸 이사장 모집 공고를 보면 △재단을 대표해 조직을 총괄할 인격과 능력을 갖춘 분, △타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재단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분 등이 지원자격이다.

과연 최 위원장 말대로 재단 업무가 정치적 활동이 아닌지, 그리고 이 이사장이 여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자신의 발언에 항의한 시청자를 두고 ‘좌 편향 시청자’로 매도했던 이 이사장이 과연 시청자의 권익과 방송참여 증진을 위한 재단 이사장으로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사장 임명식을 철저히 비밀로 해 야당 위원조차도 모르게 진행한 탓에 전체회의에서 최 위원장과 김 위원 사이에 설전도 벌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또 밀실 인사를 단행한 재단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기주 위원은 "원칙대로 진행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날은 국회에서 벌어지는 여야 간의 정쟁과 다를 바 없었다.

최 위원장에게 묻고 싶다. 지금이라도 여당과 야당의 목소리를 함께 들어 이 이사장의 자격을 다시 논의해 볼 생각은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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