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기준 10조원으로 상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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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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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전경련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7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자산 총액 5조원을 시대적 변화에 맞춰 10조원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현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기준이 현재 우리 경제규모와 맞지 않고 기업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상향해야하며 장기적으로는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는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집단을 선정하여 규제하는 제도로 지난 1987년 처음 공정거래법에 도입된 이래 세 차례 기준이 상향되어 왔다.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등 30여개 이상의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각종 규제(첨부 참조) 부담을 안게 되고 사업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문제는,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기업규모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이 당연한데 현 지정기준은 이러한 고려 없이 7년째 변함이 없어 규제 대상이 늘어나고 있다.

2008년 1104조원이던 국내총생산(GDP)은 2015년 1,531조원(전망치)으로 40% 가까이 성장하였고 규제 대상인 대기업집단 수도 41개에서 61개로 20개 추가됐다.

전경련은 일정한 규모 이상 기업집단만을 대상으로 규제하는 제도는 해외에는 유례가 없는 우리만의 특수한 제도로 객관적·국제적인 표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신중하게 규제기준을 설정하고 경제성장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사후보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에 설정된 규제기준은 현재 우리 경제상황과 맞지 않아 인수·합병(M&A)이나 신규산업 진출 등을 통한 기업성장을 도모하는데 장애가 되고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거대한 글로벌기업과 국제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집단 규제제도는 국가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이 제도는 대규모 기업집단 뿐만 아니라 규제기준 아래에 있는 중견 기업집단의 성장까지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전경련이 2007년 당시 대규모 기업집단이 아니던 자산규모 1조~2조 사이에 있는 50여개 기업집단의 성장추이를 조사한 결과, 규제기준이 자산 2조원으로 고착화되어 있던 2002~2007년 사이에는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가 2008년 대규모 기업집단 기준이 5조로 상향되자 상당수 기업집단이 자산규모를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완화와 자산규모 확대 시점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통해 직접적인 규제대상이 아닌 중견 기업집단들도 새로이 대규모 기업집단 규제를 받게 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전경련은 현재 우리나라의 기업규모와 그간 공정위의 규제 기준 상향 추이를 살펴볼 때 적정한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은 ‘자산총액 10조원이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기업집단 지정 변동 추이를 보면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 지정 범위를 30~40개 대기업 집단에 한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2015년 기준으로는 총 37개 기업집단이 규제 대상이 되는 10조원 정도가 적정한 상향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석훈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한 현행 사전규제방식은 성장하는 청소년에게 어린이옷을 입혀 놓는 것과 같다”며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기준을 상향하고 장기적으로는 시장규율 중심의 사후규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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