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일본 대기업이 엔저를 등에 업고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월 소비세 인상에도 엔저(低)와 저유가 덕택에 자동차와 철강 등 수출 비중이 큰 일본의 제조업이 수익 호조를 이어갔다”고 20일 보도했다.
도쿄 증시 1부 상장 대기업 가운데 약 30%는 지난 3월 말에 종료된 2014 회계연도에 기록적인 순익을 냈다고 SMBC닛코 증권이 설명했다. 이는 금융 위기 이전인 2006년에 기록된 36%에 접근한 것이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6.7% 증가했다. SMBC닛코는 도쿄 증시 1부 기업의 올해 회계연도 순익이 합산 기준으로 1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SMBC닛코의 오타 가요코 애널리스트는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엔화 가치 하락과 저유가가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에는 엔저가 가속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면서도 “(달러당 엔 환율이) 120대를 계속 맴돌면 올해도 수익성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은 “이날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41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도요타의 지난 회계연도 순익은 2조 1700억엔이다. 전년보다 19% 증가한 수치로 2년 연속 기록을 깼다.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최고경영자는 WSJ에 “이 추세라면 올해도 순익 기록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닛산은 지난해 순익이 18% 증가한 4576억 엔을 기록했다. 일본 자동차 회사로는 가장 규모가 작은 후지 중공업도 스바루 수출 호조 등으로 3년 연속 기록적 순익을 냈다. 올해도 29% 증가할 것으로 WSJ은 예상했다.
민항업계도 호조를 보였다. 전일공의 지주회사인 ANA가 지난 회계연도에 39% 늘어난 915억엔의 순익을 냈으며, 일본항공도 8% 증가한 1797억엔을 올린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유통 부문도 호조로 반전됐으며 대형 소매업은 올해 순익이 39%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WSJ은 진단했다. 15% 감소한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WSJ는 “일본 기업의 배당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순익의 60%를 주주에게 배당할 것이라고 지난달 발표한 로봇 제조사 파낙을 그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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