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광주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양일간 옛 도청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오월 심리치유 이동센터 운영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1980년 5월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시민 158명을 대상으로 심리상태에 대한 개인상담과 간이검사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74.8%가 '내가 원하지 않는데도 5월이 되면 5·18에 대한 생각이나 그림이 떠오른다'고 답변하고, 50.6%가 '5월이 되면 불안하고 우울하다', 55.6%가 '5·18을 생각하면 죄책감이 든다'고 응답해 많은 시민들이 '오월 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월 증후군(May syndrome)'은 1990년 당시 전남대 심리학과 오수성 교수가 만든 신조어로 1980년 5월을 경험한 광주시민, 5‧18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 등이 5월만 되면 불안하고 답답하며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증상을 말한다.
이 같은 결과는 5‧18민주화운동으로 인한 심리적 후유증이 당시 가족을 잃거나 고문을 당한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 뿐 아니라 그날의 참상을 목격하고 경험한 시민들에게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용주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비하, 정부의 무관심은 아직까지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계속 생채기를 내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5‧18민주화운동을 제대로 알고 바로 평가하는 것이 치유의 첫 걸음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연령대는 70대가 45.9%(62명)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28.1%(38명), 50대 14.8%(20명) 등의 순이었다.
조사 참여자의 5월 경험은, 목격 43%, 시위 참여 28.1%, 부상 7.4%, 연행·구금 3.7%, 기타 11.1%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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