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경제성장률 사실상 2%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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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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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개혁·금리인하·세수확보" 전제조건 달고 3.0%

  • 사실상 조건 달성 어려워

[자료 = 한국개발연구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3.0%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3.0%의 수치 역시 전제조건이 충족됐을때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혀 사실상 올 경제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경고성 전망이다.

KDI는 20일 발표한 '2015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 전망치인 3.5%에서 0.5%포인트나 내린 3.0%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은 3.1%로 2년 연속 3% 내외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현 경제상황에 대해 "올해 내수는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되겠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유가하락, 주택시장 개선 등 요인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내수의 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간소비는 저금리와 유가하락으로 실질구매력이 개선되면서 부진이 일부 완화되고,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건설투자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그간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수출 부문이 되려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떠올랐다.

KDI는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엔화 및 유로화 약세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출 증가율은 올해와 내년 각각 1.1%와 2.9%의 낮은 증가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증가율은 올해 유가하락 등으로 올해 0.5%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내년에는 유가하락 요인이 사라지면서 1.4%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경제전망에서 눈에 띄는 점은 KDI가 이례적으로 성장률 전망치에 전제조건을 달았다는 것이다.

KDI는 부실기업 정리와 연금 및 노동시장 등 구조개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기준금리의 1~2차례 추가 인하, 세수가 예산상의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 등 3가지의 단서를 달았다.

이와 같은 전제조건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경고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하반기 금리를 낮춘다면 그것이 실질적 효과를 나타내는 데는 2~3분기 시간이 걸리고 구조개혁 역시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 성장률이 올라간다고 볼 순 없지만 세수결손이 7~8조원이 난다면 성장률이 0.2%p 정도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연금·노동시장 관련 개혁이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고 가계부채 문제가 통제되지 못하면 금리인하 정책도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세입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 올해에도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으로도 "중국 성장세 둔화, 유로존의 경기회복 지체,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 요인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추가적으로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DI는 정부의 확장적 추가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성장률 하향조정에 대해 "전체적으로 최근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확고하지 못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경기회복세가 자리 잡을 때까지 확장적 거시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이 각각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기준금리 인하를 추가로 단행하는 등 부양 패키지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KDI는 "정부가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경기대응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기별 성장률이 점차 올라 4분기에는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완만한 경기 회복세이고 세수결손도 가능한 상황이니만큼 지출을 늘리지 말고 예산집행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KDI는 "재정정책의 경우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구조개혁을 촉진하고, 자원의 배분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화정책의 경우 물가 하방압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금융정책은 가계부채 관련 거시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면서 외환시장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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