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의 민간 제조업 경기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추가 부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HSBC는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9.1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전달 확정치인 48.9보다는 소폭 개선됐으나, 전문가들의 예상치(49.3)에는 못 미쳤다.
경기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하회하면서 중국 제조업 경기는 3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HSBC가 집계한 제조업 PMI 지수는 올해 2월 50.7을 기록해 깜짝 반등세를 나타냈으나, 이후 3개월 동안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하위 항목으로는 신규 수출주문지수가 46.8로 2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생산지수 역시 48.4로 13개월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생산지수가 기준선인 50을 밑돈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제조업 고용지수 또한 19개월 연속 위축세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 경기지표마저 연이어 부진한 결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더욱 부양책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정부는 앞서 세 번의 금리인하와 두 번의 지준율 인하를 단행해 경제의 하방압력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여러 경제지표들이 이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애나벨 피데스 마킷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외 제조업 수요와 일자리가 계속 줄면서 제조업이 단기간에 확장세로 돌아서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제조업체들은 약화된 수요 조건에 맞춰 생산긴축에 돌입하게 될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남아있는 것과 생산 및 투자 비용이 계속 감소하는 것 등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가 필요한 시기에 추가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취훙빈(屈宏斌) HSBC 중국 수석경제학자는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런 분위기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며 금융시장의 기대보다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수침체가 제조업 경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부양정책이 추가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HSBC 제조업 지표는 420여개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로 잠정치는 85~90%의 응답을 기반으로 집계된다. 확정치는 다음달 초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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