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1897년 독일인 브라운에 의해 브라운관이 발명된 이래 거의 백년간 브라운관은 디스플레이와 거의 동격이었다. 그러나 컴퓨터와 각종 이동통신기기 등의 발달과 함께 브라운관을 대신해 평판 디스플레이(PDP, LCD 등)가 우리 삶 깊숙이 자리잡게 됐다.
이제 디스플레이 기술은 또 한 차원을 뛰어넘는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휘고 접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실제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생생한 영상을 구현하는 3D·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머리에 쓰고 가상현실을 체험하게 하는 헤드마운트(head-mount)형 디스플레이 등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보던 미래형 디스플레이들이 하나씩 현실화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5월 20일 이런 미래형 디스플레이 시대를 앞당길 핵심 기술을 국내 한 연구진이 최초로 개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서울대 이병호 교수와 윤한식 박사는 미래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지원사업(리더연구자지원)을 통해 금속 나노구조물을 이용한 초소형 색상 가변 컬러 필터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지금까지의 각종 디스플레이는 한 개의 컬러 필터가 한 가지 색상 밖에는 표현할 수 없었다. 다양한 색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삼원색(빨강, 초록, 파랑)의 컬러 필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는 한 개의 픽셀을 최소 세 종류의 컬러 필터들로 구성되어야 하므로 초고해상도 픽셀 개발에 근본적인 제약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이러한 색상 고정형 컬러 필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공진기(cavity) 구조와 나노 구멍 구조가 결합된 금속 나노구조물을 제안함으로써 한 개의 컬러 필터에서 여러 가지 색상을 표현해 낼 수 있음을 최초로 구현했다.
공진기라는 진열대에 여러 가지 빛들을 파장과 세기별로 분류하여 펼쳐놓은 다음에 나노 구멍을 이용해 그 중의 한 개를 골라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 개의 픽셀을 한 개의 컬러 필터로 구성함으로써 기존 수십에서 수백 마이크로미터였던 픽셀의 크기를 수 마이크로미터까지 줄여 초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화질이 기존 방식보다 약 50배 이상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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