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 기업 중 절반은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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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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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 기업집단 소속 기업 중 재무상태가 안정적인 기업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26일 발표한 ‘주채무계열제도 재무구조평가의 한계와 개선의 필요성’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된 외부감사 기업(14개 기업집단 소속 기업) 176개 곳 중 98개사의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었으며, 100%가 안 되는 기업은 54개로 조사됐다. 부채비율 200% 이상~400% 미만 기업은 32개, 400% 이상(자본잠식 포함)인 기업은 46개였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무구조가 부실하다고 평가받은 기업집단 중 재무상태가 건전한 기업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데 동일한 잣대의 규제를 적용하고 금융시장에서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외환위기 당시 기업에 요구했던 부채비율 감축 기준선이 200%였다”며 “부채비율 200% 미만이면 비교적 재무상태가 건전한 기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주채권은행과 기업집단 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재무구조평가에 회계처리 방식과 경기 민감도가 다르다는 점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기업집단 소속기업 전체의 합산재무제표를 이용한 재무평가 시 부채비율로 기준점수를 결정하는데, 일부 산업이나 기업은 재무구조상 특수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다고 해서 재무상태가 건전하지 않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운송업의 경우 항공기를 운용리스 대신 금융리스로 들여오거나, 선박건조를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수주할 경우, 부채비율이 크기 때문에 기준점수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헤비테일 방식은 선박 건조자금의 40~50% 이상을 선박 인도 시점에 받는 방식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조선업계는 스탠더드방식의 계약(RG발급)과 절단(착공), 탑재, 진수, 인도시 각각 20%씩 대금을 나눠 받았으나, 2008년 이후 절반 이상을 60%를 인도시에 지급하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는 최근 조선기업 신용등급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경기에 민감한 업종은 경기사이클에 따라 영업이익의 변동이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금융안정성을 위한 채무보증을 금지한 주채무계열제도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적용방식의 문제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경연은 “채권은행이 BIS비율(자기자본비율) 충족에 어려움이 있거나 보수적인 경영방침을 택할 경우, 기업경영 정상화보다는 대출금 회수에 목적을 둔다”며 특히 정부지분이 높은 은행인 우리은행과 정부소유 산업은행이 41개 중 30개의 주채무계열을 관리하는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밝혔다.

또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사업재편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사업재편지원특별법(원샷법)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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