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내달 1일부터 의류, 스킨케어 화장품 등 수입품 관세를 절반 이상 대폭 삭감한다. 이는 중국인 해외관광객 유커(遊客) 소비를 국내로 돌려 위축된 내수를 살리기 위한 카드로 해석됐다.
중국 재정부가 2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6월 1일부터 의류, 신발, 스킨케어 화장품, 기저귀 등 일부 소비재 관세를 평균 50% 이상 낮출 것이라 밝혔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가 26일 전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내달부터 양복, 모피 등 의류 수입 관세율은 기존의 14-23%에서 7-10%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운동화와 부츠 등 신발류 관세는 22-24%에서 12%, 기저귀 관세율은 7.5%에서 73% 인하된 2%로 뚝 떨어진다. 스킨케어 화장품 관세도 기존의 5%에서 2%로 60% 가량 인하된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 유치 난이도는 높아지는 반면 중국인들에게 인기인 한국 화장품 브랜드 등 대(對)중국 수출업체에는 '그린라이트'가 켜질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중국 재정부 수입관세 인하 조치의 수혜 기업으로 우리나라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 프랑스의 로레알, 기저귀 생산업체인 미국 프록터앤드갬블(P&G), 미국의 스포츠 용품업체인 나이키, 아디다스 등을 언급했다.
이번 수입관세 인하 조치는 해외로 새나가는 소비수요를 중국 국내로 돌려 내수 부진을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줘야한다"고 정책 당국을 향해 목소리를 낸 것도 정책 출시 배경으로 언급됐다.
영국 BBC 방송은 "중국 소비자의 해외 제품 수요는 급증했지만 높은 관세에 따른 높은 가격으로 상당수가 해외에 직접 나가거나 대행업자를 통해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 해외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소비를 관세 인하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흡수하려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자오핑(趙萍) 중국 상무부연구원 소비경제견구부 부주임도 "지난해 중국 소비재 수입 증가율은 14.9%로 전체 수입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면서 "이는 중국 소비자의 해외 소비재에 대한 왕성한 수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해외관광을 나선 중국인은 연인원 1억명을 넘어섰으며 소비규모도 1조 위안(약 177조원)을 돌파했다. 자오 부주임은 "이 중 절반 혹은 3분의 1만 국내 시장에서 소화해도 중국 소비 증가율을 1-2%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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