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들 ‘엔저’ 등에 업고 실적 금융위기前 수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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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2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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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협회 보고서 분석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엔저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가 27일 공개한 ‘일본 주요기업의 경쟁력 강화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기업 530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0조4200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30조200억엔)보다 4000억엔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체의 이익 증가폭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는 엔저(엔화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더욱 중요하게는 오랜 불황 속에서도 일본 기업들이 꾸준히 추진해온 체질개선과 연구개발(R&D)의 성과로 볼 수 있다고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기업별로는 도요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7505억엔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20% 늘어났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2007년 기록한 2조2703억엔을 크게 웃돈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엔화 가치는 2007년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었고 이 기간 인건비가 2000억엔 가량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단순히 엔저만으로 도요타의 실적 향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무역협회는 지적했다.

일본의 간판 전자부품업체인 무라타제작소는 지난해 매출액이 처음 1조엔을 넘어서면서 영업이익이 2145억엔으로 전년보다 71% 급증했다.

무라타제작소의 실적 개선은 이동통신환경이 3G에서 LTE로 바뀔 것으로 예측하고 집중 투자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주요 스마트폰업체들의 독점적인 스마트폰 부품 공급자로서 지위를 확고히 한 결과라는 것이다.

무역협회는 이와 함께 후지중공업, 미쓰비시연필, 쿠라레, 피죤, 마니, 화낙, 야스카와전기, 야오코, 스탭, 세븐은행 등을 유사한 일본 기업의 실적 개선 사례로 제시했다.

김은영 무역협회 도쿄지부장은 "일본 기업들은 리먼 사태 후 기나긴 엔고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체질개선과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최근 한국 기업들도 원화 강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술력 향상과 시장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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