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 액션 영화 '적도'는 렁록만과 써니 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2년 영화 '콜드 워'를 통해 홍콩 느와르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화려한 데뷔를 마친 렁록만과 써니 럭은 첩보전의 중심을 홍콩에 두고 주변 이웃 국가들과 연관된 스토리를 만들기를 원했다. 감독들의 바람대로 영화는 아시아 전역을 무대로 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긴박한 첩보전이 펼쳐지는 홍콩, 마카오, 상하이와 일본 도쿄까지 아시아 주요 국가의 도시에서 진행된 촬영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적도'는 한국에서 개발된 핵폭발 장치가 국제적인 무기 밀매 단체에 도난당하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난당한 핵폭발 장치의 암거래가 포착되자 한국은 안전하게 무기를 회수하기 위해 최고의 무기 전문가 최민호(지진희)와 국정원 엘리트 요원 박우철(최시원)을 파견한다. 홍콩에서는 테러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대응부대를 마련, 진압 작전에 돌입한다. 한편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중국 정부는 핵폭발 장치를 확보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하고 본격적으로 3국의 위험한 동맹이 시작된다.
영화는 3국의 동맹, 그리고 무기 밀매 단체를 다루다 보니 적지 않은 수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한국 배우를 제외하고 장학우, 장가휘, 여문락, 왕학기 등 아시아 유명 배우들은 전부 출연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도 독이 됐다. 인물 분석과 배경 설명이 어느 정도 되었다 싶은 순간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때문에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최근 진행된 '적도' 언론시사회에서 최시원은 "사실 대본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한국어 대본을 받았지만 한국 작가님이 쓰신 것이 아니라, 홍콩 작가님이 직접 번역을 해서 주신 번역본이다. 그래서 연기할 때에도 어색했고, 보시는 분들도 어색하게 느끼실 수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 문장의 대사에 관객은 실소를 터뜨릴지 모른다.
아시아 전역을 배경으로 한 거대한 스케일과 함께 긴박함 넘치는 액션만큼은 극찬할 만 하지만, 한국 배우들의 대사와 연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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