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다음달 한미정상회담은 북한·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간 대응 방안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의 다음달 미국 공식방문은 두 번째이지만,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만큼 북한의 도발 위협 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신(新) 밀월 시대에 접어든 미일관계, 중일 간 관계 개선 움직임 등 동북아정세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선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북핵문제와 관련,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연합 방위태세를 확고히 유지하되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고 도발하면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재천명하고 한미간 대북 공조에 한 치의 빈틈도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과 관련, 압박과 대화라는 투트랙 기조에 따라 대북 압박과 함께 비핵화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메시지도 같이 발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그간의 제반 성과들을 바탕으로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정세변화, 글로벌 차원의 도전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한 한미동맹의 역할과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남북관계는 긴강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달 초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위협을 한 데 이어 9일에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을 공개하는 한편 포 사격 훈련을 명분으로 지난 14~15일에는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지난 20일에는 자신들의 핵 타격 수단이 '소형화', '다종화'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위협했으며 연평도 바로 앞 무인도 '갈도'에 방사포 진지를 구축하는 사실도 드러난 상태다.
이와 함께 북한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 '공포 정치'를 하고 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초청을 돌연 취소하는 등 내부 정세도 불안정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는 이번 한미정상회담 때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문제도 거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으나 사드 문제와 관련한 미국 내부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을 총괄하는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21일(현지 시간)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통적으로 사드와 같은 종류의 특정 방어체계 문제는 정상급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하기 전에 실무적 계통을 통해 협의될 필요가 있다”며 “다음 달 중순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정식 의제로 다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북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한미일 3국간 안보 협력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밖에도 기후변화, 개발협력, 사이버안보, 이란 핵협상, 글로벌 보건안보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협력 문제도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한 '미·일 신밀월관계' 구축 이후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미일 관계가 좋아지면서 국내에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일본에 우호적으로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 때는 이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는 기본적으로 한일 양국간 문제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끔찍하고 극악한 인권 문제'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는 점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양국간 의견 교환은 원칙적 수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일 간 군사협력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함으로써 일본이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독도와 같은 우리나라 해상에서 작전을 펼 수 있도록 한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이 전달될 가능성도 있다
경제 의제로는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문제 등 한미간 경제협력 강화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이번 방미 때 우주항공기술, 에너지 자원 분야 등에서 강점이 있는 휴스턴을 방문하는 것도 한미간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멘텀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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