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공화당의 강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젭 부시(62)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최근 장모가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며 이 병을 대선 어젠다로 삼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시 전 주지사는 이달 초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장모는 항상 내 아내의 ‘새로운 남편’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라며 장모인 호세피나 갈로 에스키벨이 알츠하이머로 투병하고 있다고 드러냈다. 장모가 병으로 인한 기억력 감퇴로 사위인 자신을 매번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에둘러 밝힌 것이다.
CNN은 이를 두고 “부시 전 주지사는 플로리다 주지사 시절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생명의학 연구에 5억달러를 쏟아붓는 프로그램을 시작한 적이 있다”며 “그런 그가 65세 이상 미국인 500만 명이 걸린 이 병에 더 많은 연방 예산을 투입하라는 캠페인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가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만큼 그의 이러한 요구는 더욱 큰 국가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CNN은 내다봤다.
실제 부시 전 주지사는 지난주 뉴햄프셔주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알츠하이머에 대한 대처를 국가적 주요 과제로 추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러한 그의 움직임에 지원사격을 하고 나선 이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부인인 마리아 슈라이버다. 그는 최근 허핑턴포스트에 쓴 서한에서 부시 전 주지사에게 “알츠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 내년 대선이슈로 만들자”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매제이자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슈라이버의 부친은 오랜 시간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다 숨졌다.
슈라이버는 서한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이 달 탐사에 착수한 것처럼 뇌 탐사를 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부시 전 주지사도 슈라이버에게 이메일을 보내 “알츠하이머 연구에 대한 국가투자가 늘어야 하며 식품의약국(FDA)은 관련 약품에 대한 임상을 서둘러야 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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