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아디다스, 코카콜라, 비자, 현대기아차, 가스프롬, 비자 등 독점적 마케팅 권한을 지닌 국제축구연맹(FIFA) 후원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공갈·뇌물수수 혐의로 고위간부가 체포되는 등 부패의 온상으로 드러난 FIFA가 자사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음료 부문 파트너인 코카콜라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랜 비리 의혹이 월드컵의 이상을 더럽혀왔고 우리도 계속 걱정해왔다”며 “FIFA가 수사에 철저히 협조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스포츠용품 파트너인 아디다스는 “FIFA가 투명한 윤리 기준을 세워 준수하기를 바란다”며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다른 파트너인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서울 본사의 업무 시간이 아니라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25년간 월드컵 후원기업으로 활동한 맥주회사 버드와이저는 “FIFA와 대화하며 상황을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며 “FIFA가 윤리적으로 투명한 사업 상대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른 월드컵 후원기업인 패스트푸드 전문업체 맥도날드는 “비리 혐의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미국 법무부의 발표 뒤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는 현재 FIFA의 파트너나 후원기업은 아니지만 1996년 마케팅 파트너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금품수수 정황이 포착돼 속이 바짝 타들어 가는 상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수사에 협조해왔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키는 이어 “팬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축구를 열정적으로 좋아하고 비리 혐의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사업이나 경기에서 모두 윤리적이고 정정당당한 플레이를 지지하며 어떤 형태의 속임수나 뇌물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후원기업들이 당장 FIFA와 결별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FIFA는 투명하지 못한 조직운영으로 그간 부패·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으나 지구촌 최고의 축제로 불리는 월드컵 본선의 광고 효과가 그런 의혹 때문에 위축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스포츠 시장 분석 전문가 케빈 앨러비는 블룸버그에 “비리도 종류에 따라 다르게 봐야 한다”며 “(간부들의 협잡보다) 승부조작이나 도핑과 같은 경기 자체의 정직성을 위협하는 비리가 팬들에게 더 심각하게 체감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러시아 국영가스 회사인 가스프롬은 이날 “FIFA의 비리 혐의 때문에 파트너 계약을 파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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