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국 정부의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한 뇌물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시티그룹,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JP 모건 등 월가의 유명 대형 은행들도 사정권 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는 28일(현지시간) FIFA 고위 간부 등을 기소한 뉴욕 검찰 문서를 인용, 월가 대형은행들이 줄줄이 FIFA 뇌물 수사와 관련해 조사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은행이 (기소된 FIFA 인사들의) 돈세탁을 돕고 있음을 알고 있었는지가 조사에 포함돼 있다”며 “이들 은행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너무 이르지만 (그랬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조사의 일부”라고 말했다.
기소장에 의하면 이들 월가 은행은 FIFA 추문과 관련해 ‘중심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관측됐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이어 1990년부터 시작해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더 깊게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기소장은 “기소된 인사들이 미국 금융 시스템에 크게 의존했다”면서 “이런 의존이 깊이 있게 지속했으며, 이들이 부패를 감출 수 있도록 하는 중심의 하나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유명 스위스 은행 줄리어스 베어 관계자는 마켓워치에 논평할 처지가 아니라면서도 항상 당국 조사에 협조해왔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대부분의 은행은 즉각 접촉되지 않거나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장은 몇백만 달러 규모의 많은 거래가 미국 은행 계좌를 통해 개인 수중으로 넘어갔다면서, 한 예로 1000만 달러가 스위스의 FIFA 계좌에서 뉴욕의 BOA 계좌를 거쳐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미국 내 FIFA 관련 계좌로 이체됐다고 설명했다.
워너는 스위스 당국이 FIFA 고위 간부 7명을 취리히에서 전격 체포하고 나서 자신의 출신지인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수사 당국에 자진 출두했다. 그는 30년 가까이 FIFA 부회장을 지내다 뇌물 사건에 연루돼 2011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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