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남중국해 인공섬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점차 치열해 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에 건설 중인 인공섬에 무기를 반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상황에서 30일(현지시간)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미국과 중국 군 수뇌부간 신경전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티브 워런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29일(현지시간) 기자브리핑을 통해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제도) 인공섬에 무기를 반입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이날 전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인공섬의 군사화를 반대함은 물론 중국의 무기 배치를 용납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인공섬에 반입한 무기가 무엇인지 아직 섬에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다시 한번 중국에 인공섬 조성 중단을 요구하며 거센 압박에 나섰다. AFP 통신 등 외신은 카터 장관이 이날 연설을 통해 "미국은 모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고 이를 위해서는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모든 간척 사업이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되야 한다"며 "해당 지역에 대한 정찰과 초계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였다. 카터 장관은 "중국은 다른 영유권 당사국들의 점유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큰 규모의 부지를 단 18개월 만에 간척했다"며 "중국이 국제적 원칙과 규범을 따르지 않아 남중국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평화적인 해결방안으로는 "모두의 권리와 이익이 보장되도록 중국과 동남아시아 관련국 간에'남중국해행동강령(COC)' 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발끈했다. 역시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자오샤오줘(趙小卓) 중국 군사과학원 소속 대교(대령과 준장사이의 계급)는 카터 장관 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을 이용해 "카터 장관의 비난은 근거도 없고 건설적이지 못하다"며 반박의 뜻을 전달했다. 또한 "중국은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며 정당하게 행동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남중국해 분쟁 개입 근거로 언급하는 항해 자유 문제에 대해 "이 해역의 항해 자유가 침범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일축했다.
다음날로 예정된 쑨젠궈(孫建國)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연설을 통해 미국 측 발언을 거세게 반박, 강력한 비판 메시지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무기 반입을 확인했다고 밝힌데 대해 중국 외교부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9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남죽국해 관련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중국은 이미 수 차례 남중국해 남사군도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7일에도 미국에 쓴 소리를 내뱉은 바 있다. 중국은 화 대변인의 입을 통해 "미국이 다른 나라가 중국 섬을 불법 점거해 건설 활동을 할 때는 입을 다물고 있다가 중국이 자국 주권 범위에서 벌이는 정상적 활동에 대해 트집을 잡고 있다"며 "이는 필시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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