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이동통신사 후보군 '봇물'... 대기업에 중기까지 진출설 '솔솔'
제4이동통신사 후보군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중소 사업체 컨소시엄인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을 비롯해 CJ그룹과 태광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대기업까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조 단위의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가는 터라 적임자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우선 시장에서는 CJ그룹의 시장 참여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 CJ그룹은 여타 후보군과는 달리 CJ헬로비전과 CJ E&M등 알뜰폰에서 케이블 사업까지 전개해 이동통신사업으로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CJ그룹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기업진단현황을 보면 70여개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모두 끌어 모아도 1조원이 채 안되기 때문에 자금력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계열사 대부분 규모가 작아 현금성 자산이 1000억원을 넘기는 곳은 CJ E&M, CJ제일제당, CJ오쇼핑 3곳에 불과하고, 계열사 절반 이상이 부채비율 200% 이상이며 29곳은 자본잠식 상태다. 빠듯한 형편에 3조원 이상이 필요한 이동통신 초기투자비용 동원에 한계가 있으며,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재로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태광그룹도 물망에 오른다. 케이블 TV업체 티브로드를 보유하고 있어 이통3사가 앞세우는 모바일 결합상품에 맞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인터넷TV(IPTV)의 급성장에 케이블업체의 입지가 나날이 좁아지고 있어 태광그룹의 입장에서도 이동통신 사업 진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태광그룹은 제4이통 진출과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케이블 TV업체 씨앤엠 인수를 두고 그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4이통 진출을 위해 필요한 투자액 3조원과 씨앤앰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2조5000억원을 두고 고민이 깊다. 비슷한 투자액으로 이동통신 가입자를 모집하는 것과 씨앤엠을 인수해 237만명(지난 3월 말)의 가입자를 끌어오는 것 중 어느 것이 득이 될지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 밖에도 케이블 TV업체 현대HCN을 보유하고 막강한 유통망을 자랑하는 현대백화점그룹도 후보자로 거론된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하드웨어 생산과 소프트웨어 혁신의 딜레마에 빠진 현대차도 컨소시엄에 동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장에는 해외 통신사업자인 소프트뱅크가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지난 실적발표에서 통신보다 인터넷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으며, 그들이 인수한 미국 이동통신 3위 업체 스프린트가 부진에 빠져 해외 이동통신에 눈을 돌릴 여유는 없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도 "그저 소문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 제4이통 참여사 '안갯속'... 통신시장 경쟁력 열위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제4이통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력 있는 업체의 참여 여부와 중복투자 우려 등에 대한 검토가 수반돼야 하는데다 신규사업자 입장에서 열위에 놓인 부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이동통신 가입자 5755만명으로 보급률이 114.1%에 달하는 포화된 통신시장이라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후발사업자가 기존 사업자와 경쟁하기는 역부족이다. 또 5G 이동통신서비스 개시 시점까지 향후 4~5년 간은 혁신적인 서비스 없이 기존의 LTE로 밀고 나가야 한다. 이미 국내 LTE 보급률은 66.3%(4월 현재)에 달해 신규사업자가 서비스를 시작할 시점인 2017년에는 80%를 넘어설 전망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4이통 사업자 선정, 요금인가제 폐지, 알뜰폰 지원방안은 기존 이통3사 수익에 부정적이나 그 영향은 제한적 일 것"이라며 "반면 주파수 획득, 설비투자, 단말기 조달, 마케팅비용 등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을 신규 사업자는 경쟁력을 갖추는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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