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10년째 장롱면허, 주차 때문에 운전대를 늘 남편에게 맡겨야했던 운전에 서툰 여성들이 ‘주차의 달인’이 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현대차는 지난 29일 서울 잠실 롯데마트 주차장에서 여성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생활 밀착형 체험 행사인 ‘현대 드라이빙 클래스-레이디 스킬업’을 열었다.
과거 자동차 회사의 마케팅은 골프, 야구 등 남성 소비자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여성 운전면허 소지자 1000만 시대를 맞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현대차도 여성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2012년부터 3년간 개최했다. 올해는 보다 실생활에 초점을 맞춰 처음으로 마트 주차장에서 진행했다.
이날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 진행된 행사에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참석한 60명 초보 운전 여성들은 ‘김 여사 탈출’에 한 걸음 뗐다.
보통 운전이 서툴러 민폐를 끼치는 여성들을 일명 ‘김 여사’라고 부른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있는 구불구불한 주차장 진입로인 일명 골뱅이 주차장에서 핸들을 너무 일찍 꺾어 차 옆 부분을 긁어버리는 경우, 딱 한자리 남은 주차공간이 있지만 행여 옆 차에 상처를 낼까 더 넓은 주차공간을 찾아 빙빙 돈 경우 등 초보 여성운전자들은 한번쯤 경험해본 적 있다.
10년째 장롱면허인 이희숙(39)씨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통학시키는 데 꼭 필요해 몇 달 전부터 운전을 시작했다”며 “주차가 어려워 마트에는 차를 끌고 갈 엄두를 못내 유모차를 끌고 걸어가곤 했다”고 무엇보다 주차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대차 레이디 스킬업에서는 장현진 서한 퍼플 모터스트 선수를 비롯해 총 15명의 전문레이서들이 실내 주자창 진입부터 평행주차, 전진주차, 후진주차까지 주차 실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노하우들을 전수했다.
장 선수는 “보통 여성들이 어려워하는 주차는 후진주차”라며 “내 차의 뒤 범퍼를 옆에 세워진 차의 중간에 이르게 한뒤 핸들을 끝까지 돌려 후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평행주차는 옆 차와 일렬로 세운 뒤 핸들을 끝까지 돌려 후진 한 뒤 앞차의 범퍼가 보이는 시점에서 핸들을 풀며 들어가면 된다”고 했다.
이론 수업에서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던 참가자들은 마트주차장에서 1시간 30분 가량 전문 드라이버의 1:1 수업을 받고 난 후 보다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변해 “오늘 배웠던 것들을 더 연습해 마트 주차에 꼭 성공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자동차의 첨단 기능들을 이용하는 것도 주차를 잘하는 방법이다. 김재우 선수는 “최근 자동차들은 후방카메라 주차안내선 등 주차를 도와주는 첨단 센서들이 부착돼 출시된다”며 “숙지를 잘해 사용하면 주차에 도움이 운전자들이 주차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여성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으로 레이디스 스킬업은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 부산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류창선 현대차 국내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안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여성분들에게 운전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며 “현대차는 앞으로 여성 고객분들이 어떤 고민이 있는지 연구해서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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